복지의 2020년 11월
옆집 앞마당에 떨어진 단풍잎들~
우리 집 앞, 가을 하늘은 어느새 무성했던 잎사귀는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가을은 자꾸 짙어만 간다.
집 앞, 파크 안에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담소를 나누는 동네 주민들.
토론토 시청 건물 아래를 내다보면 휴대폰으로 한 컷.
시청 옆 건물도 한 컷.
밤새 바람과 비가 내리고 나뭇잎은 낙엽 비처럼 내리니 아침 현관문을 열어 보니 이런 모양새가 되었다.
낙엽은 찬 서리 이슬을 머금고 집시 방랑자가 되어 길거리에 뒹굴고 다니겠지!
그랬는데, 다음날 현관문을 열어 보니 첫눈이 내려 허황한 날씨에 아래 풍경으로 바뀠었다.
(11월 2일)
늦가을이 깊어간다.
11월이 시작되어 어느새 만추에 단풍이 곱게 물들었던 나뭇잎들은 서늘한 바람결에 떨어지는 것을 보니 괜스럽게 쓸쓸한 감성에 젖어 커피 한 잔에 이 맘쯤이며 생각나는 추억의 맛이 생각난다.
내 어릴 적에 따뜻한 여러 가지 국물에 밥 말아 깍두기와 함께 먹었던 그때 맛은 아직도 그 추억은 잊어지지 않는다.
1. 초등학교(국민학교) 시절, 추운 날씨에는 석탄 난로 위에다 양은 도시락을 점심시간 전에 올려놓고 따뜻하게 데워서 먹었던 기억이 아련하다.
2. 중학교 시절 친구랑 도서관에 갔을 때, 추운 날씨에 양은 도시락의 밥이 너무 차가워서 먹을 수가 없었는데, 아래층 구내식당에 가면 우동을 팔았다.
중학생이라 돈은 없으니 식당 아줌마에게 따뜻한 국물만 팔라고 졸랐다.
그때 우동 가격에서 아마도 5/1 가격? 아줌마가 따뜻한 국물에 파를 조금 둥둥 띄어서 줄 때도 있었고, 운이 좋은 날에는 유부 조각 부스러기도 띄어주면 더 고마웠다.
뜨뜻한 우동 국물에 차가운 도시락밥을 말아서 먹었던 기억은 지금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3. 고등학교 시절, 복개천 공사 현장의 허름한 식당(함바집)에 어머니 심부름으로 물건을 갖다주러 간 적이 있었다.
이 맘쯤 무척 추운 날에, 공사 아저씨들이 아침 식사로 뜨거운 시래깃국에다 밥을 말아서 깍두기 김치랑 먹고 있었다.
식당 아줌마가 다정다감하게 나에게 그랬다.
오늘 같은 추운 날씨에는 뜨거운 시래깃국에다 밥을 말아서 조금 먹고 집에 가야지, 덜 춥다며 날 주방 안으로 들어오라면서 주었던 그날 맛있게 먹은 맛도 잊어지지 않는다.
4. 신혼시절, 난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서 시골에 대해서 전연 몰랐던 풍경에서 해질 무릎이며 집집이 부엌 아궁이에 나무를 넣어 불을 피운 굴뚝에서 연기가 솔솔 피어오르고, 우리 주인집 할머니께서 나를 불러서 주신 가마솥에 누른 누룽지와 구수한 숭늉에 밥 말아 길게 찢어 준 김장 김치와 함께 먹었던 아궁이 앞 추억도 잊어지지 않는다.
5. 또한, 따뜻한 온돌방 아랫목 이불 밑에다 스테인리스 밥그릇 뚜껑 덮어서 두었던 옛날 일도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고운 소중한 추억들이다.
이런 생각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고 그런다.
젊은 날에는 그 말의 의미가 다가오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 오늘 같이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우리 인생의 나이에도 사계절이 있듯이 어느 틈에 가을 문턱을 넘어서가는 나이가 된 것에 실감이 든다.
- 2020년 11월 5일 캐나다에서 복지 -
'내 삶의 이야기 > 내 생각과 내 짧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지 - 2020년 마감을 앞두고... (배경음악 - Auld Lang Syne / Kenny G ) (0) | 2020.12.29 |
---|---|
복지의 2020년 12월 (0) | 2020.12.08 |
우리 집고양이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0) | 2020.10.20 |
복지의 2020년 10월 (0) | 2020.10.06 |
복지의 2020년 9월 가을 날에 (배경음악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 김동규) (0) | 2020.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