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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이야기/내가 살아온 이야기 (자서전)

(5화) 나의 자서전-두 번째 첫사랑 이야기 부분에서

복지 - 날마다 좋은 날이 되소서 2008. 12. 10. 07:01

 

 

(5화) 나의 자서전-두 번째 첫사랑 이야기 부분에서

 

 

처음 그를 본 것은 초등학교 5학년 신학기에 그간 서로 다른 반에 있다가 5학년 때 같은 반이 되었다.

그 애가 별난 개구쟁이라 하면, 나 역시 아주 고집 센 왈가닥 말괄량이였고 공부 외는 절대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었다.

그 당시에는 난 이웃에 사는 순한 우리 반 남자에게 내 책가방이 무거우니 네가 들고 가라며 명령하는 말괄량이였다.

점심시간 때에 나는 우리 반 여자 친구들과 고무줄놀이하고 있었다.

그날은 그 애가 운이 좋지 못해서? 내 고물줄 끊고 재빨리 도망가 버렸다.

다른 여자애들은 그냥 울고 있겠지만, 나는 달랐다.

(너 오늘 임자 만난 줄 알아라) 

그 애가 담을 뛰어넘으면 나도 담을 넘었고 무릎에 상처가 생겨 피가 흘러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점심시간 끝나는 종이 울리고 있었지만, 무시한 채, 끝까지 쫓아갔고 그 애는 더는 도망갈 수 없는 곳에 이르렀을 때 항복했었다.

우리는 수업 시작 후 늦게 들어왔다고, 교실 밖 차가운 복도에서 창피하게 두 손들고 무릎을 꿇고 앉아 벌을 받았다.

그리고 눈으로 흘겨보면서 눈싸움으로 2차전이 또, 시작되었다.

< 너 같은 가시나는 처음 본다.>

< 너 같은 머시마도 처음 본다.>

<뭐라고?>

담임 선생님이 벌 받는 주제에 반성 안 하고 다시 싸운다고 우리는 또다시 긴 시간 더 벌을 받았다.

그 당시 나는 무용을 했었고 학교 수업보다 위문 공연등으로 결석이 많았다.

어느 날 학교에 와 보니 그애가 전학을 가버리고 없었다.

그를 다시 우연히 만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교회의 고등학생부 예배기도 시간이었다.

우리 학교가 기독교 재단이라서 국어, 영어, 수학, 성경은 점수비율이 똑같았다.

국, 영, 수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처지라 성경 점수라도 올리자 하는 마음에 교회 나가기로 했었다.

요즘은 안 통하는 이야기지만, 옛날 그 당시에는 교회만 나가도 성경 점수를 주었다.

여러 친구와 여름 성경 청소년고등부에 나간 지 일주일 때쯤 되는 날이었다.

아직 새내기들이라, 교회의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았고 머리를 숙이고 얌전히 기도에 집중하는데, 그때 누구가 들어와서 시끄러울 정도로 의자 끌리는 소리와 털썩 주저앉는 큰소리 등 소란스럽고, 무례한 행동에 기도에 집중할 수가 없어 무척 놀랐다.

하지만, 우리 새내기만 놀라 하지, 곁눈질로 슬쩍 둘려 살펴보아도, 기존 고등부 학생들은 전연 놀라 하지도 않았다.

아무리 얌전하게 하려고 해도 불의는 못 참는 내 성질이라, 벌떡 일어나 한마디 던졌다.

< 무슨 교회 분위기가 이렇게 살벌해요? >

먼저 교회에 다니는 내 친구가 난처한 얼굴로 내 옷을 잡아당기면서 그냥 얌전하게 앉으라고 했었다.

그때 내 앞에서 그 무례 한이 알 수 없는 의미심장한 미소로 빙그레 웃으며 쳐다보았다.

(재수 없게 왜 날보고 이상한 표정으로 웃지? )

나는 빈정거리며 앉았고 친구가 나지막한 귓속말로 속삭였다.

<저 애는 우리 전도사님의 아들이야. 아무도 못 말려 유도가 3단이고 고등학생이지만, 술, 담배, 싸움 말썽꾸러기야! 전도사님이 아들 위해서 기도 많이 해도 소용없나 봐, 그러니 그냥 모르는 척해. >

 < 그럼, 교회에 왜 와?>

< 몰라, 전도사님 애원으로 가끔, 한 번씩 나타나.>

 <...... >

예배를 마치고 문을 나서는 나에게 그가 문 앞에서 막아섰었다.

조금 전 그  알 수 없는 기분 나쁜 미소로, 작은 귓속말처럼 말했었다.

<너, 그 성질 아직 안 죽었어? 너 고무줄 때문에 추운 교실 복도에서 함께 무릎을 꿇고 벌을 받은 것이 기억나지? >

<헉~>

한동안 너무 놀라 할 말을 잃은 표정으로 생각을 더듬었고 너무 달라져 있어, 그를 전혀 알아볼 수는 없었다.

갑자기 커다랗게 보이는 키와 덩치는 그 옛날 개구쟁이가 아닌 완전 다른 낯선 사람이었다.

그날 이후, 창피스럽고 부끄러워 다시는 교회를 나가지 않았고, 내가 피하면 다시 안 보는 줄 알았다.

가을의 가로수 은행잎이 조금씩 변해가는 밤, 그날도 역시 학교수업 후, 입시 무용 연습으로 늦은 밤에 나 혼자 어두운 골목 안 집으로 가던 중에 동네에서 안면이 있는 불량배들과 딱 마주쳤고, 순간 너무 무섭고 불안한 마음으로 총총걸음으로 걸었다.

<어이~  야~  >

나는 그냥 무시하고 호흡을 크게 가다듬고 계속 빨리 걸었고 그 중 누가 위협을 가하면서 내 어깨를 잡았고 벌컥 겁이 났었다.

주위를 살피면서 멀리도 듣게끔 지레 겁을 먹고 아주 큰소리쳤다.

< 왜 그래요?>

무용도 중단하고 이런 날을 위해서 합기도 호신술을 일 년 넘게 유단자가 되도록 그렇게 열심히 배워 거만, 이럴 때에는 어떤 호신술로 방어로 대처해야 하는지?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것은, 지나가는 사람이 도와주기만 오직 바랬다.

<야~ 형씨들 내가 아는 꼬마니 그냥 보내주지. >

그들이 그에게 형님이라고 불렸고 고개를 숙이고는 내가 평소에 건방져 보였다며 말하고 갔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야- 밤늦게 싸다니니 이런 꼴 당하지. 늦게 돌아다니지 말고 빨리 집에 가. >

그는 한심스러운 듯이 말했고 다시 뒤를 돌아보면서 생각나지 않는 듯이 표정을 하면서 묻었다.

< 아! 참 너 이름이...? 어쨌든 나 때문에 교회 안 나올 필요는 없어 그날은 사실 반가웠다 잘 가. >

그냥 가는 멋지게 보이는 그의 뒷모습에서 여태 한 번도 못 느껴본 내 가슴에서 뭔가 꿈틀거리면 전율을 느꼈다.

나는 그때까지 누구를 좋아하는 감정을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고 사춘기 때 여학생들이 한 번씩 가슴않이 한다는 짝사랑도 못해보았다.

 그런 내가, 그날 밤에는 그가 불현듯 생각나면서 평소에 보지 않는 거울을 찾았고 내 모습을 보고 다듬어도 보았다.

평소에 말괄량이 왈가닥이라, 내 사전에는 남자 따위는 아예,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처음으로 여자가 되고 싶었고 그날 밤은 그가 생각나면서 밤새도록 설렘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