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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이야기/내가 살아온 이야기 (자서전)

(7화) 나의 자서전- 두 번째 첫사랑 이야기 부분에서

복지 - 날마다 좋은 날이 되소서 2008. 12. 14. 10:32

 

(7화) 나의 자서전- 두 번째 첫사랑 이야기 부분에서


다음날 평소에 갖고 다니지 않는 손수건까지 얌전하게 챙겨서 그를 만났고 우리는 해운대 백사장을 걸었다.

어제처럼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흐린 하늘과 바다의 수평선이 만나서 그런지 더 커 보이는 것 같았다.

바다는 언제나 보아도 포근한 마음의 안식처처럼 늘, 나를 반겨주는 것 같았고, 파도는 내 마음의 부채를 펼치는 것처럼 시원했었다.

<난, 언제나 와도 바다가 좋아 > 내가 말했고.

<나는 바다에 안 와도 바다만 생각해도 좋더라~ > 그가 말했다.

대답에 어처구니없어 내가 웃었고 그도 따라서 밝게 웃었다.
이 웃음은 또한, 어린 시절의 고무줄 사건으로 차가운 교실 복도에서 긴 시간 동안 같이 무릎 꿇고 벌 받았던 추억도 함께 떠올라서 동시에 한 번 더 웃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초등학교 반 친구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가 현재 불량학생이거나 모범학생이거나 상관없이 그 웃음은 편안했었고, 그리고 근방 친할 수도 있었고, 우리는 해변에 밀려오는 파도를 장난삼아 초등학교 어린 시절로 돌아가 한동안 즐거웠다.

 

내가 백사장 모래 속에 조개를 줍는 사이에 그는 바위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어,. 뮈하는거야  >

<담배 왜?>

놀라하는 내 말투에 되려 새삼스럽게 왜 그러느냐는 식으로 되려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옛날 그 시절에는 요즘과 달리 학생신분으로 타인들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잠시 어린 시절을 생각했던 나로서 충격적 장면으로 보였다.

< 내 앞에서 꺼줄래? 정말 보기 싫고 실망스러워! 고작 이 모습 보여주려고 바다에 오자고 그랬어? >

내 손바닥에 있는 조개껍데기를 담배 피우는 그에게 화가 나서 던졌고 무척 실망한 얼굴로 쏘아붙였다.
내 행동이 황당하다는 듯이 바위에서 내려와 빙그레 웃었다.

<옛날 그 성질을 다시 보는 것 같네! 네가 그 정도로 보수적이었어? 정말 뜻밖이야. 네가 담배로 흥분할 줄,. 너도 이것쯤은 보통으로 생각하는 줄 알았어! >

내가 그에게 실망하는 모습에 전혀 몰랐다는 듯이 의아하게 생각했는지 화를 내고 돌아가는 나를 뒤따라와 가로막아 세웠다.
<실망했어? 그래 알았어, 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줄 몰랐어! 앞으로 너 앞에서 안 피울게. 충고해 쥐 정말 고맙다 친구야. 이제 됐어? 내가 사과도 다 해보고. 솔직히 내 성격상 거짓말은 못해. 사실은 어제 우산 속에 네 모습이 괜찮아 보여서 널 장난삼아 만나 거야. 이성으로는 넌 솔직히 내 스타일이 아니거든. 그런데 네가 갑자기 오늘 특별해 보인다. 나는 사과, 고맙다는 단어는 죽기보다 하기 싫은 놈이야! >
그는 진심이라는 듯이 말했고 그를 뿌리치고 걸어가는 나를 한 번 더 붙잡았다.

<오늘은 네가 무슨 소리를 해도 다 들어준다. >

<그럼. 네가 방금 말했지. 친구라고! 그렇게 진정 생각한다면, 네가 들리는 교회 소문으로는 술, 담배, 싸움, 불량배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학교도 잘 안 다닌다고? 앞으로 달라지는 네 모습 볼 수 있도록 나하고 약속하고 노력할 수 있어? 난 왈가닥, 말괄량이, 얄개 등 그런 소리 듣고있지만, 그런 면에는 아주 보수적이야. 앞으로 내 친구가 되려면, 절대적으로 약속해줘.>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나를 보며 환한 웃음으로 바다를 향해서 가슴을 펴고 소리 질렀다.

<아~ 우리 엄마가 나를 위해 그토록 낮, 밤 기도하시더니, 그 기도가 오늘 좋은 친구 하나를 얻는구나! 좋아! 나도 그렇게 노력해볼게. 내 잘못을 지적해주고 충고해준 너 말에 행복감이 느껴지고 새로운 기운이 쏟아나는 것 같아! >

그는 얼굴이 사뭇 환하게 밝아졌고 그 의미로 내 새끼손가락에 약속을 걸었고 손을 잡으며 의기양양하게 걸었다.

 

< 야~ 너 오늘 잘 만났다. 네가 우리 동생들 손 봐줬다며.>

한눈에 봐도 불량배라는걸. 알 수 있는 자들이 넷 다섯 명이 인상을 찌푸리고 그를 에워 둘러섰고 그는 황급히 나를 밀어내었다.

그들은 시비를 걸면서 그를 잡았고 금세 해운대 백사장에 싸움 구경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는 잡힌 상대의 멱살을 분노 눈으로 그들과 맞붙어 겨누려고 했었다. 

 

<안돼! 벌써 약속 안 지키는 거야. 차라리 네가 맞아! 그래야, 너도 누굴 때렸을 때 맞는 사람의 아픔 심정도 알 수 있어.>

모여드는 구경꾼 틈에 밀려나가면서 그에게 아주 큰 목소리로 소리쳤고 내 말 들은 듯이 쳐다보며 미소로 답례하고 그는 맥없이 주먹을 내렸고 곧, 그들이 휘두르는 주먹에 피투성이 된 광경을 차마 쳐다볼 수가 없었다.

해운대 백사장에 모여든 구경꾼들은 싸움을 저지시켜주지 않고, 구경만 즐기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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