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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치료 칼럼/영화치료 칼럼

바람피기 좋은 날(a day for an affair)

복지 - 날마다 좋은 날이 되소서 2009. 5. 2. 00:55

 

 

바람피기 좋은 날

(a day for an affair) 
      

 

드라마, 코미디 | 청소년 관람불가 (국내) | 2007-02-08 (개봉) | 103분

 

 선정적인 제목이 내속의 이드를 살짝 건드렸기 때문이었을까.

김혜수의 이미지때문이었을까.

보고 싶은 마음에 메가박스를 찾았다.

 

어찌나 인기가 많은 지 표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였고

홍보전략이 성공했나보다 생각하면서 영화관을 들어섰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스토리는 단순하다.

그러나, 그 속에는 감독의 의도가 몇가지 숨은그림처럼 숨어 있었다.

 

영화의 시작과 엔딩은 이슬(김혜수분)의 노래 "바람아. 멈추어다오"로 장식한다.

여주인공 작은새(윤진서분)는 상처받은 채 이별을 결심하고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역행해서 힘겹게 걷는다.

 

어떤 감독은 외도를 미화하는 방면

이 감독은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우리 사회의 외도를 막고 싶었던 것 같다.

 

 

                    영화속에서 나오는 두 여자

 

한 여자 이슬(김혜수 분)는 남편이 3년간 바람핀 것에 대해 분노하고 맞바람으로 대응한다.

그녀에게 외도의 대상은 남편의 질투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도구이자 섹스리스의 비상구다.

사뭇 진지한 감정을 가지는 어린 대학생에게 별다른 감정이입은 없다.

외도가 밝혀지고도 이미 습관이 되어 버려 끊지를 못한다.

 

또 다른 여자 작은새(윤진서분)는 범인잡기에 바쁜 형사남편을 두어서 남편 얼굴 보기도 힘들고

대화결핍으로 인한 외로움을 사이버상의 대상을 통해 해소하고자 시도했고

외로움도 줄고 대화를 나누는 즐거운 연애를 할 수 있겠다는 상상만으로 남자를 만난다.

그러나 남자는 성적도구로서 여자를 만났고 감정개입은 전혀 없는 채 본래 목적에만 충실한다.

바보같은 여자는 대화하자고 조르고 사랑을 주고받는 연애라고 착각한다.

기브스를 하고 환자복을 입은 자신에게는 관심도 없고 성행위만을 하려는 남자에게서

드디어 진실을 깨닫게 되고 남자를 밀치고 나온다.

 

 

감독의 이 두 여자에게 문제해결책을 건네는 방식은 참신하고 놀라웠다.

 

남편이 갑자기 아내에게 그동안 못 준 사랑을 펑펑 쏟아 스위트홈이 되었다는 말도 안되는 동화대신에

상처받은 마음에 자기자리를 잡지못하고 부산히 날개짓을 하는 두 영혼에게

새로운 인간관계 "우정"을 제시한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수 있겠지만 

이 들에게는 본래 없었던 것이었으니

새로운 인간관계의 장이 펼쳐지는 것이다.

 

바람의 결과로 인해 나란히 환자복을 입은 두 여성에게

상처를 보담아 주고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서로'가 생긴 것이다.

거기다 보너스로

이슬은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주부합창단의 일원이 되어 발표회도 가지는 여가활동도 한다.

 

사회현상을 해석하는 방식은 여러가지다.

 

 

외도!

단순히 유희, 쾌락을 얻기 위한 행위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전에 그 마음의 공허함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슬은 믿었던 남편의 외도로 인해 신뢰가 깨어졌고 그 상처로 인해 외롭고 허했다.

3년이라는 시간동안 풍요로웠던 마음에 서서히 균열이 가기 시작했고 마음이 두동강 나버린 것이다.

두동강난 마음을 붙이기 위한 접착제로서 여러가지 도구와 방법이 있겠지만

그녀는 남편이 자신에게 한 것과 같은 똑같은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작은새는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해서 딸을 낳고 별다른 일이나 취미나 인간관계도 없이

잦은 야근과 사건이 생기면 일주일씩 못 들어오는 남편만 일편단심민들레처럼 바라보았고

기대할수록 그만큼 가슴속 우물만 깊어졌을 것이다.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사이버채팅을 선택했고 이것저것 재보지도 않은 채

갈증을 채워주리라 막연한 희망만 가지고선 불나방처럼 뛰어 든 것이다.    

 

 

우리에게는 안전한 장치가 많이 필요하다.

인간인고로 공허함과 외로움, 서운함이 부지불식간에 찾아들기 마련이다.

 

리트머스종이처럼 찰나에 스며드는 외로움과 공허함에 대처할 수 있는 장치! 

의미를 두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우정을 비롯한 다양한 인간관계,

시간가는 줄 모르는 건강한 취미와 여가생활,

삶을 풍성하게 해 줄 좋아하는 분야의 교육과 배움...

주변 곳곳에 나를 위로해주고 마음을 따뜻하게 덮혀줄 장치를 만들어 둬야 하는 것이다. 

 

이 주인공들의 잘못은 

이런 완충장치를 만들고 관리하는 것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문제에 대해 접근하는 수많은 문제풀이방식이  있는데

완충장치도 없는데다가 손쉽게 해결하는 방식으로 사이버공간을 선택했고 외도를 향해 걸었다.

 

영화속 첫장면- 물고기가 물을 떠나 아스팔트 위에 떨어져 곧 죽을 듯 팔딱이는 두 마리의 금붕어,

압력솥이 가스불 위에 오랫동안 가열되어 곧 마그마처럼 터지는 상상,

외도한 세사람이 탄 자동차의 폭발!

 

 

바람 이 후,  

그들은 항상 불안하고 늘상 쫓긴다.

행동의 자유를 갖는 대신에 마음이 포로가 되어 버린 것이다.

 

덤으로 영화속 배를 더 갈라본다면

연애와 결혼의 다른 사랑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일상의 부부로서 생활하는 이슬의 미성숙하고 모순된 모습! 

그녀는 여전히 남편을 사랑한다고 말을 하면서

패셔너블한 화려한 패션감각 ,

밖에서 볼 때 정원을 방불케할 정도로 화분으로 빼곡히 채워놓은 베란다,

열심히 장을 보고 온갖 재료들로 멋지게 요리하는 모습과 다른 

매 번 요리를 실패해서 배수구에 버리고

시종일관 시커멓게 탄 꽁치두마리로 밥을 먹는 모습은

남편이 원하고 인식하는 사랑의 증거와는 거리가 멀다.

 

 

연애는 하얀거짓말들로 환상을 이룰 수 있지만

결혼은 반복되는 생활속에서 실체를 그대로 보여주며

배우자의 소소한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는데 

일상의 결혼안에서 사랑하기는

이슬이나 작은 새나 모두 서투른 듯 하다.

 

모든 현상은 수많은 고리처럼 얽히고 얽혀있다.

단순히 한 가지 해석, 아집으로 결론내리기에는

훨씬 어렵고 복잡 한 것이다.  

 

 

감독은 외도의 위험을 세가지 씬으로 은유한다

거장 프로이드가 말한 것처럼

상담자는 유명한 탐정가가 되어야 하고

퍼즐맞추기처럼 조각조각 맞추다 보면 어느새 전체그림이 보이게 된다.

 

프로이드아저씨는 그 희열에 상담을 계속 한 것 아니었을까?! (옮긴글)

        

         - 출처: 영화치료칼럼리스트  김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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