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화) 열 번째 전원주택에서 생긴 이야기
전원주택에 살 적에 진돗개(진돌이)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난 평소에 동물을 좋아했으나 아파트 살 적에는 애완동물을 키울 수가 없었고 전원주택에 이사를 오면서 지인에게 진돗개 새끼 한 마리를 얻어 키우게 되었다.
태어난 지 한 달 정도인지라 아직은 어려서 따뜻한 집 안에서 더 키워 내보내야 하는데 남편의 깔끔한 성격은 동물이 집안에서 키우는 것은 용납이 안 되어 단호하게 반대했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진돌이가 아직은 어려서 바깥 생활보다는 좀 더 실내에 두자는 의견이라 한 달 가까이 실내에서 키우고 그 후 바깥에 새로 마련된 진돌이 집으로 내보내게 되었으나 바깥이 적응이 안 되는지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고픈 마음에 특히나 밤마다 낑낑거리면 울었다.
진돗개가 영리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정말 그랬다.
어느 날 한밤중에 2층에서 잠자던 아이들이 우리 방에 내려와 누군가 2층 현관문을 계속 두드리고 있어 매우 무섭다고 우리를 깨웠다.
정말 밖에서 " 쿵~쿵 ~ 쿵" 소리가 계속 들렸다.
외부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우린 매우 긴장하였고 분명히 뭔가 있을 것 같아서 1층 현관으로 나와서 외부의 2층 계단을 숨죽이며 조심스럽게 올라갔는데 예상하지 못한 광경이라 우리는 놀라고 말았다.
어린 강아지 진돌이가 연말 제야의 종을 치듯이 빗자루 자루를 입에 물고 계속 현관문을 세게 두드리고 있었다.
아마도 우리는 절대 문을 열어줄 것 같지 않으니 2층에 있는 아이들은 혹시 열어줄 것으로 생각한 것인지, 2층 외부 현관 앞에서 아무리 낑낑거리고 울어도 잠든 아이들이 모르고 잠만 자고 있으니 태어난 지 두 달의 어린 강아지가 어떻게 빗자루 도구를 사용해서 문을 세게 두드릴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더구나 1층 마당에 있는 빗자루를 진돌이 보다 훨씬 크고 무거운 것을 어떻게 2층까지 옮겨왔을까?
이 사실에 동물 병원 의사도 도저히 믿지 못할 일이며 개가 사람처럼 도구를 사용한 것은 매우 높은 지혜를 가진 강아지라며 놀라 하셨다.
진돌이가 성장 후에는 정기 검사와 예방접종을 할 적마다 우리 집에서 동물 병원이 멀어서 자동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 자동차 멀미를 싫어해 타기를 거부하였다.
그날이 되면 난 자동차 뒤를 뛰어 따라오는 진돌이와 거리를 맞추면서 천천히 운전하였다.
동물 병원에 도착하면 늘 습관처럼 스스로 위에 올라가 엎드리며 점검과 예방접종을 편하도록 자세를 취해주고 다 한 것 같으며 스스로 내려와 다 했으니 빨리 집에 가자며 나를 재촉하는 모습을 볼 적마다 탁월한 지능을 가진 매우 영리한 개라고 의사는 늘 탄복을 하였다.
그러나 아이들이 외출 시에는 함께 외출하고 싶은 마음인지 아이들 뒤따라 몰래 버스에 탑승하랬다가 승객과 버스 운전사에게 들켜서 몇 번이나 쫓겨 내리곤 했단다.
진돌이는 집 안에서 절대 볼 일? 안 보니 아침마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데 바쁜 출근 시간이라 더는 기다릴 수가 없을 때는 할 수 없이 대문을 닫고 나오는데 퇴근해 집에 가면 신기하게도 항상 집에 있었다.
아무리 집 주변을 샅샅이 돌아보아도 대문 외는 담벼락이 높아서 절대 들어올 수 없을 텐데 어떻게 들어왔을까? 그 점에 늘 의아했는데 옆집에서 조금 못마땅한 목소리로 그런다.
우리 집 대문이 닫혀 있을 때는 옆집의 대문으로 당당하게 들어와 옆집 개를 완전 개 무시?
하고는 장독대 위로 올라가 우리 마당으로 뛰어 내려갈 동안 그 개는 진돌이를 애써 외면하면서 꼬리를 쭉 내리고 개집 안으로 들어가는 그 꼴을 볼 때마다 속이 매우 상한다고 하였다.
어느 날은 동네 어느 할머니가 매우 화가 나신 얼굴이 되어서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우리 집에 항의하러 오셨다.
할머니가 콩밭에서 종일 밭을 갈며 씨앗을 뿌리고 있었는데 진돌이가 주변에서 볼 일? 보고 있더란다.
할머니의 노파심에 잘못 어슬렁거리다가 혹시나 밭에 들어와 밟고 망칠까 봐 주변에 있는 돌을 주워 던지면서 멀리 내쫓았단다.
할머니 행동에 놀란 진돌이는 볼 일? 도중에 움찔 놀라면서 멀리 가더란다.
할머니는 이제야 안심하고 콩 씨앗을 뿌리고 있었는데 왠지 이상한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뒤돌아보니 진돌이가 쏜살같이 돌진해 오고 있더란다.
그 행동에 너무나 놀라서 할머니는 뒷걸음치다가 땅바닥에서 주저앉았는데 진돌이는 화풀이하듯이 밭 안으로 들어가 여기저기를 뒷발질로 휘자면서 몽땅 다 뭉개버리고 완전히 난장판 밭을 만들고 난 후에야 가버리더란다.
그 행동에 너무나 기가 막혀 입을 딱 벌린 채 한동안 놀란 충격으로 일어날 수가 없더란다.
할머니는 진돌이에게 진저리를 치시며 완전 깡패 같은 개라며 여태 평생 살면서 개가 사람을 상대로 화풀이를 하는 것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며 동네 개들도 진돌이를 보면 잔뜩 겁에 질려서 꼬리를 내리고 피한다며 종일 정성 들어 만든 밭을 망쳐 놓았으니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노발대발 화를 내셨다.
우리 아이 4명을 키울 때는 한 번도 남들에게 사과한 적이 없었는데, 어떻게 진돌이를 키울 때는 여러 가지로 동네 분들에게 굽신굽신 사과할 일이 참 많았다.
또한, 우리 집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들고 오는 것은 허용해도 만약 나갈 때 어떠한 노끈 하나라도 들고 나가면 큰일이 날 지경이다.
하지만, 친척, 친구. 아이들 친구들이 아무리 오랜만에 우리 집을 방문하여도 타고난 기억력은 절대 짖지 않고 매우 반갑게 꼬리를 흔들며 맞이해 모두 기특하게 생각했다.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는 우리 집에 자주 오시어 두 분이 정답게 화투 놀이도 하시면서 친구처럼 잘 지내셨는데 그러나 시어머니 암 증세는 몇 년간 탈 없이 호전되었다가 다시 나빠졌었다.
친구가 거북이 방생하면 생명을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난 큰 재래시장에서 제법 큰 거북이를 몇 번이나 사 와 시어머니와 함께 큰 못에 가서 방생할 적이 있었는데 어떨 때는 물속으로 들어가는 거북이가 우리를 한 번 쳐다보고 갈 때는 고맙다는 인사처럼 보였으며 시어머니도 나를 고마워하셨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병세는 호전되었다가 다시 나빠졌다가 몇 번을 반복하시다가 끝내 돌아가셨다.
시가의 종교는 천주교라서 시어머니 장례식 날에 천주 교인님들이 베푸는 매우 헌신적 봉사에 남편과 난 크게 감동을 하였고 그 계기로 우리도 성당에 함께 나가기로 약속하였다.
성당에 나가기로 한 첫날 아침에 남편이 이상한 꿈을 꾸었다고 그런다.
꿈속에서 그는 아주 큰 절 마당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고 그 주변에는 많은 스님이 말없이 남편이 삭발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더란다.
남편은 여태 살면서 한 번도 꿈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는데 그날은 꿈이 너무나 생생해 현실 같다고 오늘 왜 이런 꿈을 꾼 것일까? 의아해하였다.
그래서 그날은 성당에 가지 못하고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으나 그 후에도 끝내 가지 못하였다.
(처음 남편을 만난 신문사 시험장에서 내가 그를 보고 매우 소라 치게 놀란 일이 있었는데 전생에서 빚쟁이를 만난 첫 느낌이었다고.... (15화 참조)
그 후 어느 큰 스님으로부터 우리의 전생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이 꿈과 관련이 있었다.
이다음 편에서…)
나의 종교 이야기는 첫 번째 인연이 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시절에 우리 담임 선생님께서는 매우 독실한 전도사님이셨다.
그때 기독교 인연으로 나의 종교는 오직 기독교라고만 오랫동안 생각했었다.
결혼 후에는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절에서 사십구재 천도재 날에 내가 부처님에게 한 약속을 여태 이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58화 참조)
그리고 두 번째 천주교와 인연도 그날 남편의 꿈으로 인해서 천주교와 인연도 닿지 못했다.
그리고 세 번째 종교 인연이 된 날이 있었다.
이전에 첫째 딸 대학 입시 때만 해도 학부모들이 열심히 교회, 성당, 절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볼 적에도
"기도한다고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실력이 문제이지…"
그런 말을 자주 했는데 그러다가 큰딸이 대학 입시 시험에 떨어지면서 내 마음도 약해지고 이번 둘째 딸의 대학 입시 때는 마음이 불안해지면서 다시 종교를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 날 새벽에 일찍 일어나 보니 바깥에 엄청난 비가 퍼붓고 있었다.
심한 폭우가 내리는 새벽에 도저히 운전할 수 없었는데 꿈에 특별한 예감이 들어 뭔가 이끌리는 힘으로 폭우 속을 한 시간이 훨씬 넘도록 운전해 도착한 곳이 대구 앞산 은적사이었다.
절에 도착하니 서서히 비도 끊기면서 물안개만 뿌옇게 깔려있었다.
처음 와 보는 은적사 절이라 그다음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절이 왠지 어색하고 익숙하지 못해서 머뭇거리면 서성거리고 있으니 사무실 안에서 어느 아주머니가 내다 보고는 들어오라고 그런다.
<보살님 어떻게 오셨어요?>
머물 대답을 못 하니 그분이 다시 묻었다.
< 오늘 고3 입시생 백일기도 입제날이라서 오셨나요?>
< 죄송한데요, 제가 불교에 아는 것이 없어서 그러는데 입제가 무슨 말인지요?>
< 아~ 절에 처음 오셨나요? 불교에서 입제란 원을 세우고 일정 기간 동안 정진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고, 회향이란 그 속에서 느낀 것을 돌려준다는 의미라서 즉, 대학 입시 백일기도가 시작되는 첫날이며 오늘은 바로 그날입니다>
그래서 오늘 새벽에 이상한 꿈을 꾸고 뭔가에 이끌려 이 폭우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인가…?
난 그 말을 듣는 순간은 내 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
<일단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시어 대학 입시 백일기도 참여 등록하시고 법당에 먼저 들어가 기다리면 됩니다>
< 제가 급하게 나오느라 등록만 하고 내일 드려도 되나요?>
< 예~ 걱정하지 마시고 등록부터 하시고 오늘부터 백일 간 기도가 계속되니 내일 가져오셔도 됩니다>
법당에 들어가려니 초등학교 시절에 기독교 이외는 부처님의 불상도 우상이라고 생각한 나쁜 편견을 가지고 있는 탓인지 어색하고 엉거주춤 모양새로 법당 안으로 들어갔었다.
법당 안의 부처님은 " 그때 네가 한 약속을 인제야 나를 찾아왔느냐?"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날이 내가 불교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날이 되었고 그 후에도 여러 가지 경험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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