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나의 자서전-셋 번째 운명적인 사랑부분에서
처음으로 첫사랑을 느꼈던 설렘임은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어설프고 때묻지 않는 맑은 영혼의 순수함은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그때 나이이며 애달프게 미완성으로 끝난 아름다운 첫사랑 추억은 사춘기 시절 낡은 두꺼운 책갈피 속에 가을 단풍잎을 꼽아 두었던 것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어느 날, 얇아진 낙엽을 발견했던 내 기억처럼....
나는 첫사랑에게 깊은 마음의 상처만 주었다.
그날은 몰랐던 그의 진심을 알았고, 내 가슴을 찢어 놓는 말들이 복잡하게 얽매여서 혼자 가슴앓이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한 번씩 복잡한 마음의 흔들림과 혼란스러운 아픔으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잠적하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수녀원이었다.
그곳은 초등학교 시절에 무용으로 위문 공연했든 낯익은 곳이며. 외국인 신부님께 가죽 장갑 선물도 받았던 곳이다.
상담 수녀님에게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포기한 채, 수녀가 되고 싶다고 했었다.
나처럼 고민을 안고 찾아오는 사람도 종종 많았는지, 수녀님은 나를 설득시켜 돌려보냈다.
그 후 약혼자 그가 부산에 내려왔고, 해운대 바닷가를 거닐면서 그에게 수녀원에 다녀온 이야기를 했었다.
그는 아주 어처구니가 없는 듯 한심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했었다.
< 너는 나에게 늘 불안한 시한폭탄을 안겨주는 것 같아! 무슨 일로 또다시 네가 엉뚱한 생각을 하는 거야? >
내 타고난 솔직한 성격은 비밀이 없어야 한다는 죄책감이 들어 그에게 첫사랑 이야기와 상처를 준 것으로 그동안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고백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철이 없었고, 그 당시 두 사람 모두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을 나이가 들고서야 알았다.
그의 표정은 나에게 충격을 받은 듯 어둡게 휩싸여 얼어붙은 표정을 짓고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솔직한 것이 착오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을 때쯤에 무거운 마음의 화가 풀렸는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기를 믿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며 기분은 못마땅하지만, 너를 잘 알고 있기에 이해하고자 한다고 그랬다.
그리고 그도 아픈 첫사랑 일이 있었다고 솔직히 들려주었다.
그녀는 나와 정 반대의 외모와 성격으로 긴 생머리와 얼굴이 빨개지는 부끄러움을 잘 타는 얌전하고 순종 가련형이라 그랬다.
그가 군대에서 가슴막염으로 입원했던 기간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일기 편지를 보내왔었고, 군 병실에 있는 환자들조차도 그녀의 편지를 기다리는 것이 모두의 일과였는데. 어느 날부터 편지가 끊어졌다고 했었다.
그가 휴가 때 그녀를 수소문 끝에 찾은 곳이 결핵으로 이미 죽은 그녀의 무덤이고 그녀가 한 번도 그런 낌새를 전연 표시하지 않아 이 사실을 몰랐다고 그랬다.
마음의 상처가 깊어 앞으로 더는 사랑과 정을 주지 않을 것을 명세했다며, 그 후 누구와 잠시 사권 적은 다소 있었지만, 단순히 그녀를 잊기 위한 장난 같은 만남이었다고 고백했었다.
하지만 운명적인 널을 만난 뒤부터는 그의 첫사랑도 아무런 비중이 없었고, 나 역시 시간이 지나며 아무것도 아닐 것이라고 억지로 태연한 척, 애써 그의 감정을 누르는 것 같았다.
그 당시 해운대 바닷가에는 유료 사진사들이 많았고 다정한 연인에게 다가와 사진 찍기를 권유했지만 내가 그와 사진 찍는 것을 거절하는 것에 불안하게 생각했는지 결심을 굳히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었다.
< 너의 변덕스러운 엉뚱한 생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또다시 수녀원에 찾아가고 헤어지자고 한다며 미쳐버릴 거야. 그러니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다시 불안한 일이 생기기 전에 이제는 결혼해서 내 곁에 두고 싶어! >
그는 예상과 달리 부모님에게 조기 결혼 승낙을 얻고자 했지만, 그의 아버지는 약혼 조건으로 일본에서 경영공부하고 결혼은 5년 후에 하기로 한 약속을 저버렸고, 또한 그의 어머니는 고시 공부하는 아들에게 큰 기대치로 살아오셨는데, 모든 것을 포기한 아들에게 몹시 실망을 하시고 결혼만 고집한다며 앞으로 경제적으로 단 한 푼도 도와줄 수 없다고 하셨다.
약혼식 날부터 잘못 보인 나는 아들의 장래를 망치게 한 것이 나 때문이라 생각하시고 더욱 싫어하셨다.
그는 부모님의 경제 도움없이 나와 결혼을 서둘고자 그 당시 시행한 공무원 시험을 보았고, 좋은 성적으로 그가 원하는 곳으로 특별 배치받을 수 있는 최우수 점수로 합격했었다.
어쨌든 내 유별나고 자유분방한 도전적이 꿈을 펼쳐 보고 싶어, 그와 송정 바닷가에서 완강히 헤어지자고 했던 것이 결국, 내 발목만 되려 일찍 잡혔고, 나의 도발적인 꿈의 날개를 펴보지 못한 채, 스물한 살 어린 나이에 갑자기 약혼식을 하였고, 대학은 결혼 후에 입학하는 조건으로 결혼식 날짜가 정해지고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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