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나의 자서전-셋 번째 운명적인 사랑 부분에서
약혼식 사건으로 처음부터 어머니와 숙부님 말씀처럼 나는 시 갓집 식구들에게 특히 그의 어머니에게 잘못 보였었다.
그의 어머니는 약혼식이 끝나고 헤어질 때도 인사도 제대로 받지 않으시고,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벌써 시 갓집 식구는 어렵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했고, 또한 마음에 들지 않는 나를 선택한 것에 당신 아들조차도 불만스러운 눈으로 보는 것 같았다.
어쨌든, 내가 그와 약혼을 하였다는 것에 사실임을 확인되었다.
약혼식을 마친 후, 그는 양가 어른들에게 둘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양해를 구하고 나를 택시에 태웠다.
그와 단둘이 택시에 오른 내 마음은 송정 바닷가에서 오늘까지 그의 속을 엄청나게 뒤집어 놓은 현재의 죄지은 약혼녀가 되고 보니, 이제는 입장이 뒤바꿔, 내가 되려 그의 안색과 눈치를 살펴보게 되었다.
그는 해변에 도착할 동안 무거운 분위기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도착한 해변에서도 한동안 고요한 정적의 속에 감정을 조절하는 듯이 서 있어, 나는 그럴수록 조금씩 초조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었다.
그의 어떤 말에 무슨 말로 대처해야 할 것인지, 한참 고민하는 나에게 그가 처음으로 말하였다.
<이리 와 봐. >
그의 굵고 낮은 조용한 목소리에 가까이 다가서기를 두려워하며 마지못해 옆에 다가갔었다.
< ...... >
그가 뜻밖에 나를 안았다.
< 너와 헤어지는 것은 너무 가슴이 아팠어! >
< ..... >
<널, 놓치고 싶지 않아서 약혼결정 한 거야. 오늘부터 이불 잘 덮고 감기 조심하고 아프지 마.>
그는 더는 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한동안 나를 안았고, 그의 말에 따뜻한 가슴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늦은 시간이라 택시를 태워 우리 집에 바래주고 그의 가족으로 돌아갔었다.
그의 아버지께서 대구 그의 집으로 들려서 약혼식에 참석 못하신, 할머니와 나의 윗동서 형님 되시는 분에게 이른시일 내, 인사를 드리라고 말씀하시고 다음날 일본으로 떠나셨다.
부산 국제 공항에 배웅해 드리고 며칠 후에 나는 대구 그의 집으로 방문하게 되었고, 그의 깔끔한 방에는 먼지를 찾아볼 수 없었고 숨이 막힌 듯이 완벽한 정리는 어수선하고 덜렁 되기만 하는 내 왈가닥 성격으로 그때는 몰랐지만,. 이미 결혼생활에 고달픔이 사실 예고되었다.
그의 집 방문을 당일 마치고 그의 집에서는 나를 부산으로 데려주는 줄 알았고, 우리 집에서는 그곳에 머무는 줄 아는, 그 틈새 기회로 우리는 서먹한 회포를 풀고자 어른들이 모르는 약혼여행을 떠났다.
동해선 기차를 타고, 월내 바닷가에 도착하였고 8월의 한더위가 지나간 해변은 조용하고 한적했었다.
나는 노란 비키니 수영복 차림으로 그와 물장난으로 즐거워했었고, 노을진 해변에서는 우리가 늘 즐기는 모래밭 대화도 했었다.
(* 파도가 밀려나가고 난 뒤 모래밭에 빨리 글을 쓰고 난 후, 다음 파도가 지워준 모래에 답변하는 것. )
( 넌, 여름날에 내리는 야시(경상도 사투리 '여우' )비 같아!)
( 웬, 야시비? )
(변덕스러워.)
(그래도 더운 여름날에 오는 야시비는 잠시 시원한걸요!)
<이러니 너를 보며 웃음이 나와! >
그는 말 없는 두 형제분만 살아서 그런지, 평소에 말이 없고, 잘 웃지 않았지만, 나의 밝은 표정의 철없는 행동과 명랑한 유머를 좋아하고 잘 웃었다.
해변에 설치한 가설 천막 극장에서 밤마다 무서워하면서 오 삭 한 공포 영화를 즐겨보았고, 그리고 밤하늘에 무수히 많은 작은 별을 바라보면 밤 해변 데이트를 즐기며 행복한 약혼 여행을 2박3일 보냈다.
그의 대화 중에 부모님은 불투명한 고시공부보다, 일본에서 경영 공부로 일본 출국하는 줄 알고 있으나, 그는 나와 빠른 결혼을 위해서 한국에서 이른 시일 내, 취업을 서둘겠다고 하였다.
그때는 어린 나이로 내 감정에만 충실할 줄 알았고, 그에게 중요한 미래 상담의 도움을 주지 못한 점이 지금도 아쉬움이 남는 한 부분이다.
8월의 끝 자락 날씨는 벌써 가을 하늘을 보는 듯이 맑고 높아 보였다.
친구들은 내 유별난 성격으로 연애와 결혼은 무척 힘들 것이다고 다들 생각하다가 예상과 달리, 송정 해변에서 헤어진 그와 더구나 내 어린 나이에 농담으로 생각 한 갑작스러운 약혼 소식은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런 궁금증으로 우리는 늘 모이는 번화가 음악 다방에서 친구들과 만나기로 약속되었고, 나와 함께 간 친구와 음악 다방에 들어섰었다.
그곳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나의 첫사랑 그가 커피를 마시다가 반가운 얼굴로 나를 반겼다.
그를 보는 순간, 너무 놀란 내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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