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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이야기/내가 살아온 이야기 (자서전)

(57화) 나의 자서전 일곱 번째 이야기 (주택에 살 적의 이야기들)

복지 - 날마다 좋은 날이 되소서 2015. 6. 29. 19:15

 

 

(57화) 나의 자서전 일곱 번째 이야기 (주택에 살 적의 이야기들)

 

 

요즘은 동네마다 헬스클럽이 흔하게 있지만, 옛날 그 시절에는 주부들이 헬스클럽가서 한가롭게 살을 빼는 시절이 아니라서 여성전용 헬스클럽은 도심까지 차를 타고 나가야만 있었다.
헬스클럽으로 매일 외출을 하려니 출산 후에 변화된 몸매가 임산 전의 외출복은 아예 작아져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외출복이 필요했고 옷 사러 나가려니 그는 나 혼자 나가는 것에 통제하며 함께 나가자고 그런다.


그에게는 주부가 외출하는 것에 싫어하는 뿌리 깊은 트라우마가 있었다.
어릴 적에 오지의 시골에서 일본에 계시는 아버지와 오랫동안 이산가족으로 가난에 어렵게 자라면서 믿는 것은 오직 어머니뿐이었다.

시어머니께서는 배고픈 어린 자식 생계로 조그마한 장사를 하셨는데 장사 간 어머니를 종일 기다리면 해 질 무렵 어머니를 맞이하려 동구 밖에서 배고픔으로 늘 기다리고 있었단다.

옛날 시골 어른들은 그들에게 하찮은 농담일지라도 그 말을 듣는 어린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많이 했단다.
"네 엄마 아직 안 왔어? 너를 버리고 다른 데로 시집가나 봐."
동네 분이 재미삼아 던진 농담은 어린 그에게 상처 돌이 되었다고 그런다.

형님보다 7살 더 어린 그는 정말 그렇게 될까 봐 어머니의 새 옷과 새 신발을 사 올 때는 불안해 옷과 신발을 감추기도 하였단다.

어린 시절에 받은 불안한 심리의 트라우마는 고스란히 지금 나에게 영향을 주었다.

그는 엄마는 무조건 아이들에게 늘 붙어있으면서 집에서 맛있는 것을 해주는 것이 할 일이며, 아버지 없이 산 것도 한이 되었는지 그는 일찍 칼퇴근해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이 가정 철학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나무꾼과 선녀도 세 명의 아이를 낳기 전에 하늘로 올라가 버릴까 봐 날개옷을 숨겼다고 했으나 난 네 명의 아이와 현재 만삭 배처럼 뚱뚱한 몸매로 변해 있는데 뭐가 아직도 불안하지 외출에 필요한 옷과 신발만큼은 어릴 적에 받은 심리 영향 때문인지 사는 것을 제일 싫어 했다.

 

그렇게 해서 함께 나가게 되었는데 옷 가게를 아무리 뒤져 봐도 현재 만삭 같은 임산부 배와 허리 사이즈에 내 마음 드는 옷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보는 눈은 있어서 날씬한 사람에게나 어울리는 그런 옷만 고집하며 억지라도 입어 보겠다니 동화 속의 신데렐라 유리 구두도 아니고 옷 가게 아가씨가 살짝 괴로워하는 눈치이다.
이런저런 까다로운 조건으로 맞는 옷을 찾으려 여러 군데 몇 바퀴 돌아다니면 몇 차래 입어 보고, 또 벗고…
이제 그의 인내심은 서서히 한계를 넘었고 짜증난 표정으로 폭풍이 몰아칠 기세이다.
그 몸매로 무엇을 입어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한결같이 촌스럽게 보였고 맞는 옷이라고는 임산부 옷처럼 헐렁한 것뿐이라 그런 나 스스로 비난하며 탈의실에서 나와 맥없이 주인에게 옷을 돌려주려니 그가 보이지 않았다.
< 우리 아저씨 어디 갔어요? >
< 아저씨 이 옷 계산하고 벌써 가셨는데요.>
<예…?>
그는 더는 한계에서 참지 못하고 아무거나 사라면 돈을 지급하고 이미 나가 버린 것이다.
옛날 그 시절은 백화점 이외는 에누리 흥정이 심한 시절이었다.
옷가게 주인도 비싸게 불렀고 소비자도 에누리 없이 사지 안했던 시절에 주인이 달라는 대로 다 주고 그는 가 버린 것이다.
더구나 마음에 들지 않은 이 옷을 바가지요금까지? 다 주고 가버린 그에게 화가 몹시 났고 그 일로 며칠 동안 난 냉전을 하였다.
그도 그 후부터 두 번 다시 옷 쇼핑에는 절대 따라나서지 않겠다고 그런다.
(제발 ~ )
그날 일은 오히려 좋은 계기가 되어 그다음부터는 옷 쇼핑만은 혼자 외출할 수 있었다.

 

헬스클럽은 여러 군데에서 모여든 여성회원들로 매우 복잡했었다.
그곳은 헬스기구뿐만 아니라 별도의 스트레칭과 에어로빅 시간이 있었다.
처음은 신입생이라 맨 뒤에서 시작했으나 동작을 잘 따라 해 기존 회원들이 앞으로 내밀어 주어 차츰차츰 맨 앞줄에 서게 되면서 회원들에게 주목받게 되었다.

 

외출복이 더 필요해 맞는 옷이 없을 것 같아 이번에는 의상실에서 맞추기로 했다.
의상실에서 디자이너가 내 몸 치수를 재는 동안에도 한 번 더 심각한 충격을 받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빨리 임신 전 몸매로 되돌리고 싶었다.

모진 결심으로 운동과 다이어트 병행하니 임신으로 인한 갑자기 늘어난 것이라 그런지 체중감량이 급속 적으로 빠르게 나타났다.
가봉하는 날, 특히 허리와 배 부분에 한주먹이 들어갈 만큼 쑥 빠져 만삭의 배에서 8개월 정도로 내려간 것 같았다.
내심 흡족한 표정을 짓는데 의상실 사장님이 치수를 잰 디자이너 불러서 격앙된 목소리로 호통친다.
< 아니 ~ 정신을 어디 두고 이런 엉터리 치수를 재었어욧?>
직원에게 큰 야단을 치는 바람에 순간 당황했다.
< 그게…>
내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은 체 의상실 사장과 디자이너가 허리를 굽히고 연급 죄송하다면 사과를 한다.
나에게 미안함을 사장님이 더욱 직원을 꾸짖어서 미쳐 말을 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사장님이 직접 가봉하면서 두 번 다시 이런 실수가 없을 것이라며 한 번 더 와 달라고 한다.

두 번째 가봉하는 날이 되었으나 잇따라 체중감량으로 8개월에서 6개월이 되었는지 또다시 한 주먹이 들어갈 만큼 헐렁했다.
이번에는 의상실 사장님도 주춤 놀라 당황하면서 양재 바느질 하는 직원을 불러서 날카로운 목소리로 호통을 치기 시작하였다.
< 이 옷 아직 안 고쳤어욧. 옷이 그대로잖아욧.>
< 사장님 분명히 다 해놓은 옷인데요?>
< 이게 어디 고친 옷이에요. 저번과 똑같잖아욧.>
< 그게…>
역시 내 말은 끝까지 들어볼 여유 없이 직원을 한 번 더 꾸짖는다.
< 이상하게도 손님한테만 모호하게 자꾸 실수를 저지르네요. 이 옷은 제가 직접 책임지고 바느질해서 완성해 놓을 테니 한 번만 더 와 주시겠어요. >
< 그게…>
그녀는 거듭 죄송하다고 그런다.
옷이 완성된 날, 또 계속되는 체중감량으로 6개월에서 이제 4개월처럼 되었다.
의상실 사장님이 직접 바느질해서 완성한 옷이니 우선 한 번 입어보라고 권유한다.
< 아뇨. 그냥 가지고 갈께요. >
< 한 번 입어보셔야죠.>
<제가 지금 매우 바빠서 집에 가서 입어보게요. 그동안 고맙습니다>
입어보면 또 그런 거북한 사태가 일어날 것이 뻔했고 얼른 돈 지급하고 서둘러 나오는데 친절한 음성으로 뒤따라 나와서 그런다.
<집에 가시어 입어보고 이상이 있으면 전화해 주세요. 아마도 이번에는 아무 이상이 없을 것입니다. 제가 직접 고쳐서요>
<아~ 예…>
집에 와서 입어 보니 역시 주먹이 하나 들어갈 만큼 또 헐렁했다.

옷을 몇 번이나 뜯고 고쳐서 그런지 이상한 상태로 좌우 균형이 비틀러 맞지 않는 옷을 그동안 애꿎은 의상실 직원만 억울하게 만들었다.

열심히 운동한 덕분인지 시간이 흘려서 이제 임신 전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결국 그 옷은 입을 수 없었고 기념으로 찍은 사진에서 추억이 떠오른다.

어느 날에는 화장품 판매원이 거의 1년 만에 우리 집 초인종을 눌렸다.
(그 시절 방문 화장품 팔 때이다)

< 어‥전에 살던 새댁 이는 이사 갔나 보네…>
난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으나 달라진 내 모습에서 못 알아보는 눈치이다.
<예~ 허리가 이만큼 뚱뚱한 아기 엄마는 벌써 이사하였는데요.ㅎㅎ>
< 어‥ 엉... 목소리는 같은데…>
<저에요. 아줌마 ㅎㅎ>
화장품 판매하는 아주머니도 그동안 내가 어디 아파냐고 묻어볼 만큼 이제 임신전 체형으로 되돌아 왔고, 무엇보다 심장 건강도 다시 회복되었다.

 

에어로빅 선생님이 서울 가서 일일이 안무를 받아 오는 것에 조금이라도 그녀를 돕고 싶었다.
어릴 적부터 많은 음악을 접해서 음악 감각과 무용도 오랫동안 한 것을 접목해 에어로빅 안무를 만들어 보니 별 어렵지 않았고 재미와 흥미가 생겼다.

또한, 여고 시절 1년 넘게 합기도 한 것과 가야금 창을 한 것도 구령 소리를 남달리 들리게 해 큰 도움되어 오늘을 위해서 미리 준비한 것 같았다.

내가 만든 안무는 회원들에게 인기를 받으면서 선생님이 없는 날에는 보조 선생을 하게 되었다.

 

 

회원 중에 은행장 사모님이 있었다.
그분은 이곳의 헬스클럽이 잘 되는 것에 부럽게 생각하셨는지 본인도 운영하고 싶다며 다른 곳에 개업을 서둘고 있었다.
개업 준비하면서 나에게 정식 선생으로 도와달라고 제안하였다.
난 아직 그런 능력도 안 되면 더구나 아가씨도 아니라서 집에 어린 아기 때문에 서둘러 집에 가야 하는 이유로 죄송하다고 단호하게 거절했었다.
그분은 다른 타임은 다른 선생에게 맡길 테니 어차피 내가 운동하는 그 시간만 맡아달라고 여전히 사정하셨다.

계속 거절하지 못했고, 자리가 잡힐 동안만 도와주기로 협정하고 수업을 맡기로 했다.

내심에는 어차피 운동할 것이면 일반회원보다는 선생이 된다면 그간 내 마음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이제는 다르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 어쩌면 하나씩 이루어질 것 같기도 하였다.

 

개업 날에는 한두 명의 회원으로 시작해서 몇 달 후에는 아주 많은 회원이 모여졌고 자리도 완전히 잡혀갔다.
< 관장님 이제 제가 없어도 될 것 같네요. 한 번씩 인사하러 올게요>
관장님은 많은 회원과 나와 유대관계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지금 그만두면 절대 안 된다며 이전 약속과 달리하셨다.
나 역시 더 돕고 싶었으나 꼬리가 길면 그에게 밟힐 것 같았고 혹시나 들켰다간 외출과 운동은 또다시 못 할 것 같은 불안한 생각에 끝내 그곳을 그만두고 나왔다.

그동안 다른 일에 신경 쓰느라 집안일과 어린 아기에게 충실하지 못한 것과 그가 전연 모르는 일을 했다는 것에 자진 반성하면 한동안 집에만 착실히 있었다.
이제 살도 빠졌고 건강도 좋아졌으니 집에 있으라고 그도 당부해 그렇게 하겠다며 약속하였다.

 

 

어느 날, 아줌마 부대들이(헬스클럽 회원들) 우리 집으로 몰려왔다.
(편히 상 복지의 약자로 B 선생으로 호칭함)
B 선생이 돌아오지 않으면 회원들이 단체로 그만두고 매일 우리 집에 몰려와 에어로빅을 하겠다면 엄포를 주었다.
심지어 관장님까지 오시어 이 상태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지으라면 오히려 나에게 화를 내면 난리를 치신다.
날마다 몰려오는 아줌마 부대 때문에 우리 집 도우미 아주머니도 커피 대접까지 하느라 피곤해 하였고 이 사실을 비밀로 해 달라고 부탁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아줌마 부대와 끝내 관장님이 찾아와 나와 담판을 짓자고 하신다.
< 모든 회원이 B 선생만 원하니 더는 머리 아파서 못 할 것 같으니 이제부터 이 경영에서 내가 빠질 테니 이 헬스클럽은 B 선생이 맡아서 경영해요>
< 저는 그런 형편도 아니면, 더구나 인수 맡을 돈도 없고, 그리고 관장님의 처음 약속과 다르잖아요>
< 이렇게 잘 사면서 무슨~ 돈이 없다니 말이 돼요? >

누가 봐도 이해하지 못했으나 사실 그랬다.
그는 집안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아낌없이 꾸며 주었다.
옛날 그 당시 거실에 벽난로 더 문 시절에 일층 주거 거실 이외도 이 층 큰 거실은 나를 위한 공간으로 꾸며주었고, 벽난로 앞에서 등나무 흔들 안락의자에 앉아 내가 즐기는 음악 감상할 수 있게 한 벽면을 차지하는 최고급 오디오 시설과 모든 집안 가구도 최고급으로 그가 마련해 주었으나 다만 바깥 활동에 필요한 옷과 신발만큼은 잘 사 주지 않았다.

경제권도 없었고 서울에 있을 때처럼 부업 한다고 또 설레발로 아이들에서 떨어질까 봐 최저 용돈만 겨우 주었다.

그런 돈으로 옷과 신발조차 살 수 없는 처지이라 헬스클럽 인수는 꿈에도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랬는데~

다가오는 내 운명인지, 내 힘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것들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회원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내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회원들이 이 문제를 놓고 자기네 끼리 회장과 총무를 만들어 의논한 결과 헬스클럽 인수할 1인당씩 조합비를 마련해 인수할 정도로 마련되었으니 이제는 돈 걱정하지 말고 경영을 맡아달라고 다들 찾아왔다.
그리고 헬스클럽 운영이 잘되면 천천히 한 명씩 한 명씩 조합비를 앞으로 갚아 나가면 된다고 한다.
꿈엔들 상상 조차도 못 했는데 회원들의 단합 조합비 마련과 무엇보다 믿어주고 나를 원하는 그들에게 진한 감동을 받았다.
그들의 감동에 더는 저 버릴 수가 없었고 그들에게 떠밀어 헬스클럽 경영자로 갑자기 탈바꿈하게 되었다.

선생에서 관장으로 두 번째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아무리 생각해도 그에게는 의논 자체가 절대 통하지 않을 것 같아 그냥 다시 건강이 안 좋아져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아침에 출근하면 급하게 부랴부랴 헬스클럽에 출근해 오전에만 있었다.
예전 헬스클럽에서 일반회원으로 운동하고 있는 줄 알고 있었고 전연 의심하지 못했다.
헬스클럽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두 명의 선생에게 맡겼고 조합에 가입한 회원들도 자기네 지분 몫이 있어 더욱 애착을 가졌고 신입생 회원 모집까지 서로 도왔으니 날이 갈수록 번창할 수 있었으면 그 덕분으로 조합비 전반은 벌써 갚을 수도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식사 도중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고 그가 먼저 받게 되었다.
황급하고 급한 여자 목소리가 전화 밖까지 들린다.
<여기 헬스클럽인데요. 관장님 좀 바꾸어 주세요>
< 전화 잘못하신 것 같은데요. 여기는 관장님 같은 분이 없는데요>
난 순간 흠칫 놀라면 음식이 목에 탁 막히면서 가슴이 두 방 맛이질 치면 두근거렸다.
< 거기 전화번호가 ****이고 B 관장님 댁이 아닌가요?>
<전화번호랑 성은 맞는데 그런 관장님이라는 사람은 없는데요>
그가 수화기를 놓으면 희한한 우연이라면 우리 집 전화번호와 네 성과 일치하는 사람이 헬스클럽 관장이라고 그런다.
도우미 아주머니와 난 순간 서로 긴장한 불안한 눈빛을 나누었고, 부엌에 물 가지러 가는 척하면 우리 집 앞의 공중전화로 급하게 달려갔다.
내 사정을 잘 아시는 조합 회원이지만, 저녁 타임에 아직 에어로빅선생이 오지 않아 회원들이 준비하고 그대로 서 있어 급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전화했다고 그런다.
갑자기 생긴 비상상태에 어떤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아주머니가 알아서 그에게 말을 돌려 달라면 급하게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헬스클럽으로 달려갔다.

 

그날 저녁 에어로빅 시간은 20분 이상 지연되었고 선생이 교통사고가 발생해 부상한 체 들어왔다.
또한, 우리 집 아주머니도 급하게 전화가 걸려와 갑자기 내가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그가 몹시 화가 나 있는 상태라면 빨리 오라고 다급한 목소리로 그런다.
숨이 막히는 긴장감이 함께 역습해 와 어떤 것부터 먼저 수습해야 할지 모를 만큼 매우 힘든 순간이었다.
또다시 택시를 타고 허겁지겁 집으로 들어오니 그가 몹시 화가 난 상태에서 차가운 눈빛으로 묻는다.
무엇 때문에 밥 먹다가 밤중에 어디론가 사라져 1시간 반쯤 증발한 사연을 당장 말하라며 무서운 어조로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면 다그친다.
이제는 어떤 변명을 돌린다고 하더라도 통할 것 같지 않을 것 같았고 어설픈 변명을 하면서 헬스클럽 경영을 맡게 된 동기와 오늘 저녁에 일어난 사태 수습으로 잠시 다녀왔다고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토록 내가 집에서 아이들과 지내길 바랬고 나의 설레발을 막아보겠다고 무진 애쓴 자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나를 막지 못함과 그런 사실조차도 그가 여태 모르고 있었다는 숨김에 심한 충격받았는지 화가 머리끝까지 흥분한 분노는 식탁 의자를 집어 들어 내팽개치면 소리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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