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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이야기/내가 살아온 이야기 (자서전)

(29화) 나의 자서전-셋 번째 운명적인 사랑부분에서

복지 - 날마다 좋은 날이 되소서 2009. 2. 25. 04:26

 

(29화) 나의 자서전-셋 번째 운명적인 사랑부분에서

 

 

우리 일행이 떠나는 동해선 기차 속은 후텁지근한 더위에 피서객들로 콩나물시루처럼 복잡했었다.

그는 지금쯤, 우리 집에 도착했을 것이고, 오늘 오는 것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떠나버린 나에게 얼마나 큰 황당함과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고 또한, 떠나버린 나로 말미암아서 우리 집 가족은 그를 보고는 얼마나 당혹스러울까?

그런 여러 가지 생각으로 걱정은 되었다.

어릴 적부터 왈가닥 말괄량이 소리를 듣고 자라면서 천성적으로 타고난 내 고집과 자유분방한 성격은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직성이 풀렸고 하기 싫은 것은 누구도 내 고집을 꺾지 못했지만, 그래도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친구들에게는 늘 리드로 이끌어왔었다.

나를 두고 친구들은 여고 3학년 때까지 짝사랑 감정도 한 번 느껴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는 연애와 결혼은 내 성격상 왠만해서 하지 못할 것이라고 다들 장담했었다.

정말 짝사랑 한 번 못해 보고 여고를 졸업하는 줄 알았던 여고 3학년 여름방학 때, 처음으로 내가 먼저 좋아해 본 첫사랑을 알았고, 그리고 여고 졸업하는 봄날에 찾아온 두 번째 사랑으로 너무나 다른 성격과 다른 분위기로 만난 그 사람으로 지금은 힘들어하는 것이다.

동해 송정 바닷가에서 우리는 민박을 정하고 짐을 풀었다.

(지금은 부산으로 합류된 곳이지만, 그 당시는 송정은 먼 곳이라 기차를 타고 갔었다.)

 

 내 친구들은 예뼜다.

서울에서 내려온 무용과에 다니는 친구, 미인대회 출신 친구, 대학교에서 선발된 퀸 출신도 있었다.

그래서 외모에 유난히 관심이 많은 우리 일행은 낮에는 박쥐처럼 뜨거운 햇볕과 부쩍 대는 피서객이 싫어서 민박집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해변에 땅거미가 내려앉을 이르렀을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밖으로 나왔고, 그리고 바닷가 해변에서 우리는 반가운 일행을 만났다.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날, 친구의 대학교 동아리 남자친구들이 그들의 다른 친구들과 어울러 해변에서 캠프파이어 불꽃과 드럼, 기타로 연주하고 있었다.

그들의 연주 들으려고 바닷가에는 모여든 젊은 캠핑 족들과 구경꾼들이 그 주위에 많이 몰려들어 있었다.

낭만적 밤하늘 여름 바닷가 해변에서 대형 캠프파이어 불꽃과 그들의 드럼과 기타 연주 Ventures 곡은 우리는 파도소리, 큰 캠파이어 불, 물고기가 물 때를 만난 듯이 한껏 기분이 고조되어 신바람이 났었다.

 

 

그들이 우리를 발견하고 반가운 인사와 웃고 장난도 치고 해뜨는 집(The house of The Rising sun)음악에 맞추어 흐느적거리는 발의 춤을 추고 있을 때. 친구가 황급하게 놀란 기색을 했다.

친구가 가리켜 주는 그곳에 우리 작은 오빠와 그가 우리를 보고서 있었다.

너무 놀라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그 순간은 잠시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친구들마저 예기치 않은 상황에 당황하며 분주한 움직임으로 싸늘한 긴장감을 수습하고자 두 편으로 나누어 한편에서는 오빠를 이끌어 다른 곳으로 피하게 해 주었고 또, 한편에서는 그와 나를 조용한 해변으로 밀어 보내면서, 잘 수습되기를 바란다며 물러갔었다.

덩그러니 둘만 남은 해변에는 파도소리가 더욱 춥고 세차게 들려왔고, 작년 신문사 신입사원 환영 단합대회 그때의 해변에서처럼 그가 또다시 타인 같았다.

나는 여기까지 쫓아 온 그에게 짜증과 실망스러워 모든 싫은 감정들이 뒤섞여서 폭발되었다.

그도 나에게 실망했는지. 몹시 기분이 상한 것 같았고 못마땅한 분통으로 격렬하게 소리쳤었다.

< 나는 너에게 어떤 존재야? 도대체 네 속을 짐작할 수가 없어! >

<  .......... >

< 무슨 변명이라도 제발 속 시원하게 해봐. 무슨 말이든지 해 보란 말이야. >

그가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이 내 어깨를 흔들면서 다그쳤었다.

< 그래요! 김 선생님은 내가 없는 여러 가지 면들이, 내 호기심을 자극해 잠시 좋아했다는걸, 이제는 알았어요! >

 그 말에 뺨을 오려다가, 참는지 주먹만 움켜쥐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 그러니 제발 날 내버려 주세요. 이제는 정말 진심으로 헤어지고 싶어요! >

< 방금 헤어지자고. 그랬어? > 

내 말을 믿을 수가 없는 듯이 사색 되어 반복해서 묻었다.

< 무슨 이유로 도대체 왜 그러는 말을 또 함부로 하는 거야.>

< 저기 보세요. 신나는 팝송과 캠프파이어로 젊고 생기있는 우리 또래 모습을,. 김 선생님은 내가 좋아하는 팝송 하나, 무엇하나 저하고 맞는 코드도 없잖아요. 만나라면, 교장 선생님 말투로 나에게 늘 충고와 훈계뿐이잖아요. 신문사에 나가고 싶어도 무조건 통제만 받아야 하니. 요즘은 무엇 하나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사는 것 같아요! 김 선생님을 만난 후, 발랄했든 내가 우울해졌고, 즐겁지도 행복하지도 이제 않아요! 오늘도 친구들과 어울러 놀고 싶어 왔고, 그런데 여기까지 좇아 온 김 선생님 모습은 내 목을 조르는 것 같아 답답하고 숨이 막혀, 정말 미치겠어요!>

감정에 복받쳐 신랄하게 쏘아붙였다.

< .......... >

그는 내 말에 몹시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말을 언급하지 못한 채, 밤바다를 보면서 가슴 아파했었다.

< 네가 나를 만나서 즐겁지도, 행복하지도 못했다고,. 나는 너와 바다 수영도 하면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 오늘 왔고, 나 혼자 오는 것이, 아무래도 너의 친구들뿐이라, 쑥스러워 오빠를 설득해서 같이 왔을 뿐인데,. 여기오는 내가 네 목을 조르듯이, 답답하다니,. 그리고 내가 화를 난 것은 오늘 내 약속도 저버리고 게다가 크리스마스 이브 날에 만난 그 애들과 같이 캠핑 온 것 같아서 너무 화가 난 거야. >

김 선생님이라는 단어로 다시 헤어지자 말과 내 고집과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그는 어처구니없고 기가 막힌 지만, 일단 후퇴하는 마음으로 몇 시간 동안 나를 설득시켜 보려고 애썼지만, 내 마음은 냉정하게 그에게서 벗어나 홀가분하게 살고 싶었다.

< 내 고집 잘 아시잖아요. 더는 추워서 여기 못 있을 것 같으니, 그럼 안녕히 가세요.>

말이 떨어지자마자 돌아서는 내 팔을 그가 다시 붙잡았다.

<지야, 한 번만 다시 말할게. 네가 마음이 바꿔서 다시 나올 때까지 여기서 꼼짝하지 않고 기다릴 거야. 그래도 밤새 네가 나오지 않는다면, 내일 새벽 첫 기차로 떠날 거야. 그리고 역에서 기차가 떠날 때까지 한 번 더 기다릴 거야. 그래도 마지막까지 네가 정 나오지 않는다면, 그때는,. 널, 포기하게! >

풀죽은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었고, 나는 마지막으로 잡는 그의 손을 냉정히 뿌리쳤었다.

<잠깐만 지야, 햇빛에 하얀 얼굴 태우지 말고,.>

정히 뿌리치는 나에게 줄려고 가지고 온 선 크림 화장품을 내 손에 꼭 쥐여주었고 힘이 빠져나가는 그의 손 기운을 다소 느끼지만, 그냥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민박집을 향해 뛰었다.

그 순간만큼은 약간 마음에 걸렀고 내 마음도 잠시 찡하게 아파져 왔었다.

친구들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가 궁금했었고, 나는 안 보이는 우리 오빠가 궁금해 물었고 오빠는 잘 놀다가 오라고 하고 먼저 갔다고 했었다.

민박집 앞에서 밤새도록 버티고 나를 기다리는 그를, 친구들이 안타깝게 생각하고 내 등을 떠밀어 내 보내려고 했지만, 헤어지기로 마음을 굳힌 내 선택은 변하지 않았고, 혼자서 어두컴컴한 해변에서 춥고 세찬 파도소리를 밤새도록 들어야 했을 그는 끝내 아픈 가슴을 안고 떠났다.

그를 태우고 떠나가는 새벽 기차 기적소리가 내 귀에 멀리서 애달프게 들려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