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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어머니와 이별하는 날 ...

복지 - 날마다 좋은 날이 되소서 2017. 2. 27. 15:00

 

 

 

친정어머니와 이별하는 날

 

 

 

어릴 적에는 엄마는 영원히 내 곁에 함께 있을 줄 알았었다.

한평생 편찮으신 아버지를 대신하여 너무 일찍이 가장되시어 아버지 병간호와 오 남매 어린 자식들을 키우고 공부시키느라 힘든 세상 풍파 속에서 억척스러운 여장부처럼 살아가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늘 힘세고 늘 건강하신 줄만 알았다.

 

그런 어머니는 세월이 흘러서 높은 연세의 노령이 되셨고 요양 병원에서 오랫동안 누워계시면서 마른 앙상한 가죽만 남은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머지않아 이별을 해야 할 것이라는 몇 년 전부터 마음의 준비는 했으나

 

어머니와 이별하는 그 날에 새벽 내 꿈속에 친정어머니가 우리 집에 오셨다.

현실은 요양 병원의 마른 아픈 모습이 아니라 옛날 아주 건강한 환한 모습으로 예전 배경의 우리 집으로 오셨다.

" 엄마 오셨네! 엄마가 즐겨시는 목욕탕 가서 내가 엄마 씻어주게"

평소 친정어머니는 우리 집에 오시면 목욕탕 가서 직접 때 밀어 드리고 뜨거운 타월로 온몸 마사지 주물러드리며 당신의 딸내미에게 받은 서비스를 매우 좋아하셨다.

 

일어나니 꿈이었다.

아침 식사 준비를 하면서 딸내미에게 오늘의 꿈 이야기를 하였다.

" 짧은 꿈속이지만, 할머니 모습은 매우 건강한 옛날 모습이라 참 좋았는데

그리고 나서 식탁에 아침을 차리는 도중에 내 막내 여동생의 전화벨이 울렸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토론토에서 바로 출발하는 한국행 비행기 표를 알아보니 시간이 너무 조급해서 맞지 않는다.

내일이 아닌 오늘 당장 출발하는 비행기는 토론토에서 미국 시카고 공항가서 대기해 인천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시 부산에 도착하니 토론토 집 떠난지 대기 시간까지 합쳐 24시간 만에 장례식장에 겨우 도착했다.

 

하얀 국화 꽃송이 둘려 있는 어머니 영정 사진은 어젯밤 꿈속의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웃고 계시는 그 모습이다. 

타국에 있다는 이유로 맏딸 역할도 못 한 불효가 지금까지 요양병원 어머니 곁에서 무척 고생한 내 큰 여동생과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시어머니를 모시어 온 늙어버린 우리 큰 올케언니를 생각하니 동안 미안해서 마음 놓고 제대로 울 수도 없었다.

 

불교 신자 어머니를 부산 인근의 절 봉안당에 안치해드리고 불교의식 49재의 극락왕생 염원하면서 영정 사진 속의 어머니는 환하게 웃으시면 나를 보시는 것 같았다.

작년 10월 마지막 본 어머니는 나에게 " 내 새끼 너를 보니 너무 좋다! "

내 손을 잡고 언제나 살갑게 반겨주는 우리 어머니!

불쌍한 사람에게 궂은일을 마다치 않고 평생 봉사하셨던 우리 어머니는 좋은 곳으로 가실 것으로 믿으면서 슬픈 마음을 달랬다.

 

다시 캐나다행 비행기를 타면서 하늘 아래로 보니 요양병원에 계실 때와 다르게 다음 한국에 올 적에는 이제는 어머니가 한국 하늘 아래 안 계실 것을 생각하니 또다시 가슴에 가시가 찌르는 듯이 아파져 온다.

 

 

- 2017년 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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