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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이야기/내가 살아온 이야기 (자서전)

(20화)나의 자서전-셋 번째 운명적인 사랑 부분에서

복지 - 날마다 좋은 날이 되소서 2009. 1. 11. 05:13

 

(20화)나의 자서전-셋 번째 운명적인 사랑 부분에서



그 사람은 우리 집 전화번호를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에 비해서, 나는 그 사람에게 당장 연락할 곳도 없었고, 요즘처럼 휴대전화기가 없는 그 시절에는 답답하고 미칠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이 다음 주 월요일까지는 기다려야 했었다.

 

 지루하게 기다렸든 월요일 아침이 되었다.

 하지만, 전화로 그 사람에게 무엇을, 어떤 식으로 따져야 하는지? 그것도 또한, 자존심상 따질 수 없었다.

 그 사람을 만나려고 이미 그만둔, 신문사 사무실에 찾아갈 명분도 뚜렷이 없었다.

 머릿속에서 순간적으로 사장님 말씀이 떠올랐다!

 어느 누구도 도움을 받지 않고 동행하지도 말고 오직 혼자 힘으로 부산 시장님을 직접 찾아뵙고 명함 받아오는 능력 테스트 숙제를! 그것만이 신문사에 갈 수 있는 명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고 그 사람을 자연스럽게 만나 따질 수 있다는 결심으로 떨리는 마음이지만, 부산 시청으로 향해 나 혼자 무거운 발걸음으로 걸었다.

 

부산 시장님 실 문을 떨리는 마음을 큰 호흡으로 몇 번 가다듬고 용감하게 노크를 했었다.

시장님은 안에 계셨지만, 비서가 나를 가로막았다.

내가 누구면, 어떻게 왔느냐? 나는 시장님의 조카라고 얼렁뚱땅 둘려댔다.

비서가 잠시 기다리라고 하면서 시장님 실 들어가는 것을 나도 황급히 뒤따라 동시에 들어갔었다.

어리둥절하시는 시장님께, 용기를 가지고 나는 신문사 갓 입사한 새내기면, 능력테스트 숙제로 시장님의 명암을 꼭, 받아가야 하는 이유를 명쾌하게 말씀드리고, 시장님을 만나고자 어쩔 수 없이 조카라고 거짓말한 것에 공손히 사과드렸었다.

시장님은 호탕하게 웃으시고 그런 배짱이면 앞으로 대성할 수 있는 미래의 기자로 기대가 된다며 꼭, 지켜보시겠다면 고맙게 명함을 주셨다.

시청 밖으로 나오는 나는 처음으로 세상을 다 가진 자신감으로 앞으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뻐서 쾌재를 외쳤다.

또다시 나의 시험을 한 번 더 하고 싶었고, 그 길로 부산 서구청장실을 노크하고, 이번에는 좀 더 자신감 있게 똑같은 수단과 방법으로 서구청장님의 명암을 받아 움켜쥐고 꽉 찬 자부심으로 의기양양하게 신문사로 향했다.

 

신문사 사장실에 먼저 둘려서 부산시장님과 서구청장님의 두 분의 명암을 당당하게 내밀었고 내가 사장님 기대에 결코, 저버리지 않으셨다고 매우 만족하셨다.

곧장, 사무실에 들어서면서 그 사람을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직원과 동료에게 두 분의 명암을 받아 온 것에 자랑하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이 더 궁금해서 단짝에게 묻었다.

< 김 선생님은 오늘 안 보이네? >

< 아! 몰랐구나! 김 선생님 맡은 교육이 끝나기 때문에, 지난 금요일에 마지막 인사하고 대구로 가셨어.>

< ....... >

단짝의 말에 어이가 막혔고 온몸 힘이 풀리는 것 같았다.

그에게 기습 키스 당하고, 뺨 맞고, 토요일 비 오는 길거리에서 나의 추한 모습을 모두 보여주었고, 그 사람을 만나려고 모든 용기를 동원해서 힘들게, 높으신 두 분 명분의 명함을 받아 겨우 사무실로 달려왔는데, 금요일에 마지막 인사까지 한 그 사람이 토요일 시청 앞에 있는 이 층 다방 창가에서 바람맞고 돌아가는 내 모습을 보고는 대구로 그냥 갔다니,. 그 사람에게 잔인한 배신감이 들었고, 계속 당하는 내가 기가 막혔고 정말 한심한 바보 같았다.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그 사람의 주소와 연락처를 묻어 볼 수도 없었고 답답하게 보냈었다.

 

 

여름 장마가 시작되었다.

서울에서 대학 다니는 친구들이 첫 여름 방학을 맞이해서 가슴에 대학 뺏지를 달고는 한 명씩 부산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대학 뺏지를 가슴에 달고 다녔다.)

특히, 나와 함께 서울에서 같은 무용과 합격한 친구 가슴에 달린 대학교 뺏지는 그때 어린 내 가슴에 치명적으로 마음 상처가 되었고 또한, 눈물이 나 올 만큼 부러웠었다.

그런 이유는 쾌활한 내 얼굴에 차츰 침울한 그림자로 굳었고 남모르는 자존심은 견디기 어려운 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 일로 잘 다니는 신문사마저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이런 상황에서는 마음이 잔뜩 움츠려져 사표를 내고 싶었다.

사장님에게 재수하려고 그만둔다고 하였고, 사장님은 나에게 한 번 더 새로운 열정을 가지고 주간에 경력 쌓고 내년 야간대학에 입학하고 졸업 후는 서울 본사로 적극적으로 밀어주시겠다고 약속하면서 절대 사표를 만류하셨다.

그때는 사장님 말씀이 나에게 아무런 설득이 되지 않아 사양했었고, 모든 것이 시무룩해져 내 짐을 꾸렸었다.

 

퇴근 준비할 때쯤, 나를 찾는 전화가 사무실로 걸려왔었다.

그 사람의 음성을 예상하지 못했든 나는 처음에는 누구인지 알 수가 없었다.

< 그동안 내 음성도 벌써 잊어버렸어? 나는 네가 내 음성을 반갑게 생각할 줄 아는데,. 버스 정류장 앞 다방에서 기다릴게. >

그동안, 그 사람을 완전히 잊어버리기로 잊고 있었는데 그 짤막한 한마디에 또다시 혼란스러운 갈등이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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