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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이야기/내가 살아온 이야기 (자서전)

(18화) 나의 자서전 -셋 번째 운명적인 사랑 부분에서

복지 - 날마다 좋은 날이 되소서 2009. 1. 4. 22:40

 

 (18화) 나의 자서전 -셋 번째 운명적인 사랑 부분에서



새벽 첫 버스는 밤새 추워 떨고선 나에게 따뜻함을 주는 것 같았다.

 피곤한 몸과 마음도 엉망진창으로 복잡했었고, 상처 난 다리마저 이제는 아픈 감각도 없었다.

 버스 창밖에서 스쳐 지나가는 가로수 파란 잎은 어제 이 길을 들어올 때와 변함이 없는데, 나갈 때는 나 혼자만 달라진 것이 우울해졌었다.

 버스는 이른 아침 텅 빈 시내 번화가에 도착하고 있었다.

 내가 먼저 내리면서 그 사람에게 확실한 말투로 했었다.

 < 어제 해변의 일은, 저는 아무런 기억이 없고 잠시 미친개에게 물린 것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

 내 심한 말에 그 사람은 놀란 표정을 짓는 모습이 엿보였고, 나는 도망자 마음으로 얼른 내렸었다.

 

그일 이후, 어느덧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었고, 감기 몸살 후유증으로 신문사에 갈 수 없었다.

새로운 변화의 시작된 내 앞날의 설계로 기대심이 충만하여 늘 자유를 갈망하고, 도전적인 일을 하고 싶었든 나는 그 일이 내 적성에 맞을 것 같았고 정말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한껏 기분이 고조되어 내 만족감으로 열심히 하려고 했었지만, 그 사람을 피하고 싶은 마음으로 갈 수가 없었다.

내 그런 마음을 모르시는 어머니는 내가 사흘만 직장에 다녀도 손가락에 장을 찍고, 요즘은 해가 서쪽에서 뜨는지 하셨다가 웬일로 내가 그동안 잘 적응했다며 속 모르는 말씀을 하셨다.

 

신문사에서 전화가 왔었다.

사장님이 나를 잘못 판단하시고 실망하셨다면, 직접 와서 인사하고 그만두라고 전화로 역정내셨다.

그동안 무단결석으로 미안해서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신문사 사무실로 들어갔었다.

분주한 움직임 속에서 반가워하는 동료가 궁금해 하며 내 주위에 우르르 몰려들었고 그 사람도 나를 반기는 미소를 지으며 책상에서 일어섰었다.

<감기 몸살로 아파서 못 나왔다면서,. >

단짝이 걱정하는 눈빛으로 물었지만, 그 사람이 듣는 상태에서 눈치를 살피게 되었고 내 자존심을 의식하고 말을 다르게 했었다.

<아픈 것이 아니고, 그냥 사무실 그만두려고 왔어. 그리고 대학 축제에 구경하고 소개팅하고 그동안 재미있게 잘 놀았어,. >

엿듣는 내 말에 실망했는지 그 사람은 화가 나듯이, 사무실 밖으로 나가버렸었다.

나는 사장실에 불려 갔었고 긴장감을 느끼면서 안으로 들어갔었다.

사장님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그만두려고 인사드렸고, 나를 기대주로 생각하고 특별히 생각해 채용한 것이, 실망을 주었다고 꾸중 내셨다.

사장님은 한 번 더 기회를 줄 테니 신문사 새내기 나에게, 어느 누구도 동행하지 말고 오직 혼자 힘으로 부산에서 최고로 높으신 부산 시장님을 직접 찾아 뵙고 명함을 받아 오는 능력 테스트 숙제를 주었다.

그때는 사무실 그만두리라 생각으로 사장실에서 나왔었다.

사무실에서 동료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다고 다시 몰려들었고, 그 사람은 창문 옆에서 못 피우는 담배를 피우고 바라보고 있었다.

< 오늘로 그만둔다고 하고 나왔어! >

단짝으로 통해서 그 사람에게 알렸고, 동료가 아쉬워하며 퇴근 후, 회식하자고 잡는 것을 멀리하고 신문사에서 나왔다.

 

버스 정류장에는 어둠이 깔리고 있었고 상점 간판에는 네온의 불이 하나씩 들어왔었다.

내 자존심으로 큰소리치고 나왔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내 마음은 하고 싶은 일을 그만두고 나온 것이 아쉬운 허탈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 사람이 언제 뒤따라 뛰어 왔는지 숨을 몰아 쉬었고 곧, 출발하는 나와 상관없는 버스에 손을 당겨서 강제로 태웠었다.

버스 속은 퇴근시간이라 혼잡했었다.

<또, 뭐이에요?>

< 지금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내려서 이야기해. >

어디 가는 버스지? 궁금해 살펴보았고, 우리 집과 정 반대의 구포 가는 버스이었다.

  

구포 강둑에서 차가운 밤바람이 나를 휘감아 돌았다.

< 나는 네가 감기로 아파서 회사에 못 나오는 줄 알고 여태 걱정하고 있었는데,. 사무실에서 네가 하는 소리에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는구나! >

< 무엇 때문에 김 선생님이 나에게 신경 쓰고 걱정해요? >

< 모르는 거야? 모르는 척 하는 거야? >

그 사람은 목청을 높였다가 다시 진정하는 듯이 낮은 심호흡을 몇 번 가다듬고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나에게 사귀는 남자 친구가 있느냐고 묻었다.

묻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서슴없이 말을 했었다.

<사귀는 남자 친구가 아니라 결혼까지 약속한 애인이 있어요. >

순간적으로 날아오는 차가운 강바람과 함께 그 사람 손이 내 얼굴 뺨을 때렸었다.

< 넌, 항상 내 자존심을 지독하게 짓밟고 있어! 꼭, 그렇게 대답해야 해? >

그 사람에게 이제는  두 번째, 뺨으로 내 자존심의 굴욕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참을 수 없는 미친 분노감에 나 역시 순식간에 그 사람의 뺨을 되받아 바로 올려쳤었다.

 한 번으로는 도저히 분통을 풀리지 않아서 두 번째 뺨을 올리는 순간에 그 사람이 내 손목을 붙잡았었다.

 < 넌, 내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더 버릇이 정말 없어! >

 그 사람도 처음으로 여자에게 뺨을 맞아보는 모독 감과 자존심에 사색이 되어서 넋이 나간 흥분 표정 했었고, 나 역시 감당할 수 없는 극적인 분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이 벌벌 떨리고 있었다.

뺨을 한 번 더 못 때린 것이, 너무 억울해서 숨이 막혔고 가슴은 터질 것 같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몸부림치며 미쳐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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