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어머니와 경마장
어제(일요일)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오빠들의 권유로 모두 부산 경마장에 나들이하였다.
경마장 입구부터 차가 밀렸고 인내와 끈기로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여러 가지 광경들이 많았다.
경마 신문을 제각기 펴놓고 공부하는 사람들, 심지어 어느 분은 돗자리를 깔고 밥상도 펴놓고 공부방을? 차려놓으신 분도 보였고, 스크린에 모여든 사람들, 뛰는 경마에 소리지르는 사람들…,
친정어머니는 고령으로 걸음이 불편하셨어 휠체어로 말 구경을 하셨는데, 어머니께서 당신의 숨겨진 속옷 복주머니 쌈짓돈에서 천원씩을 우리에게 쭉 나누어주시면서 남의 말 보듯이 구경하지 말고 천 원으로 말과 인연을 맺고 보라고 주셨다.
(어머니는 요즘도 어린이날이면 자식에게 꼭, 양말 한 켤레씩 나누어 주시는 분이다.)
나이 드신 오빠들, 올케언니들, 사위들, 딸들이 줄을 서 어머니가 나누어주신 천 원을 받고 보니 우리는 7살 어린애들 같았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오빠들, 재부, 남자들은 연식, 복식 하면서 책을 들고 다녔고, 난 알 수가 없어 그냥 마음 가는 대로 3번 숫자만 택하고 오빠에게 그냥 사 달라고 천 원을 주었다.
오빠는 3번은 복병이라면, 확률이 낮다고 하셨다.
드디어 말이 출발하였고, 조금 전에 보았든 남의 말 구경이 아니고 역시 어머니 말씀대로 천 원의 인연으로 3번 말 보는 흥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처음은 3번 말은 어디 있는지 보이지도 않았지만, 마지막은 어디서 갑자기 달려와 순위에 들었고, 천원이 삼천 구백 원이 되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아들, 며느리, 딸내미, 사위가 걸어 놓은 여러 말 중의 하나는 꼭, 들어 올 거라 믿고 응원하셨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자식들과 나들이가 좋아서 당신이 뛰는 말처럼 기분이 좋았다고 하셨다.
두 번 했는데. 천원이 육천이 되어 저녁 자갈치 횟집에서 오늘의 육천을 보태주고 늦은 밤 빗방울이 떨어지는 대구에 도착했었다.
오늘도 어머니가 계셨어 우리 형제는 모였고 모두 즐거웠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 2009년 6월 29일 복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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