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詩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덕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에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시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내 - 조종하 (배경음악 / 사랑 - 나훈아) (0) | 2019.11.12 |
---|---|
시낭송 / 가을편지 - 이해인 (0) | 2019.10.31 |
님의 침묵 - 한 용운 (0) | 2019.06.03 |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배경음악 - 너를 안고 잠들 그날까지 /강건) (0) | 2019.01.23 |
윤동주 - 소년 (0) | 2018.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