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단풍
아름다운 꽃되기를 꿈꾸었으나
이루지 못한 이들이
숨듯이 찿아 들어간 산 속에서
그 한(恨)을 삭이다 삭이다
마침내
스스로를 불태워
빨갛게 빨갛게
꽃잎 되는 나뭇잎
한 해의 마지막 꽃 되리라
한 해의 마지막 꽃잎 되리라
마음속으로 무수히 되뇌이다
깜박 잠이든 사이
땅바닥에 떨어져 뒹굴다
못내 부끄러워
수줍은 새악시 걸음으로
사르락 스르락
겨울의 문턱으로 달려가
잠시
숨을 고른다.
- 좋은시 에서 -
2891
'좋은 시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년이 쓸쓸해질 때 - 이채 (0) | 2011.12.23 |
---|---|
첫사랑 - 괴테 (0) | 2011.12.19 |
국화 옆에서 - 서정주 (0) | 2011.09.24 |
행복해진다는 것 - 헤르만 헤세 (0) | 2011.08.09 |
가슴앓이 하는 그리움 - 향초 한상학 (0) | 2011.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