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쓸쓸해질 때.....
이채
산다는 건 이렇게 낙엽
한 입으로 남는 것이더냐
그 많은 씨앗은 어느 밭에 뿌리고
그 많은 나뭇잎은 다 어디로
사라지고 바람 불면 날아갈 얇은
가슴 한장으로 남는 것이더냐
중년의 문턱에 들어서면 봄에도
가을이 서고 쓸쓸한 가을에
낙엽 지는 소리 들리네
찬바람 불고 눈이 내린다
달빛도 추운 그 밤을 위하여
사랑 하나 마련하지 못한
인생이란 처음부터 빈 가방인 것을
무엇을 담으려고
그토록 힘겹게 걸어왔더냐
언젠가 내 영혼에도
하얗게 눈이 덮이겠지
누가 안개꽃 안고 내 무덤 앞에서
바람처럼 손잡아 줄까
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은
얼마나 짧은 가벼움인가,
아니 긴 무거움
가끔은 홀로 울어야 함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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