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 날마다 좋은 날이 되소서! 좋은 음악이 날마다 내 마음을 행복하게 만든다

좋은 시/좋은 시

중년이 쓸쓸해질 때 - 이채

복지 - 날마다 좋은 날이 되소서 2011. 12. 23. 21:18

 

중년이 쓸쓸해질 때.....

이채

산다는 건 이렇게 낙엽
한 입으로 남는 것이더냐
그 많은 씨앗은 어느 밭에 뿌리고
그 많은 나뭇잎은 다 어디로
사라지고 바람 불면 날아갈 얇은
가슴 한장으로 남는 것이더냐

중년의 문턱에 들어서면 봄에도
가을이 서고 쓸쓸한 가을에
낙엽 지는 소리 들리네
찬바람 불고 눈이 내린다

달빛도 추운 그 밤을 위하여
사랑 하나 마련하지 못한
인생이란 처음부터 빈 가방인 것을
무엇을 담으려고
그토록 힘겹게 걸어왔더냐

언젠가 내 영혼에도
하얗게 눈이 덮이겠지
누가 안개꽃 안고 내 무덤 앞에서
바람처럼 손잡아 줄까

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은
얼마나 짧은 가벼움인가,
아니 긴 무거움
가끔은 홀로 울어야 함을 안다

 

 


    

'좋은 시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에게 - 이외수  (0) 2012.05.11
당신이 가까이 오면 - 신현림  (0) 2012.01.09
첫사랑 - 괴테  (0) 2011.12.19
가을단풍  (0) 2011.10.04
국화 옆에서 - 서정주   (0) 2011.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