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리운 사람에게
이준호
그리운 사람 떠올려 놓고 살며시
그 이름 부르면 다정히 내게 손 흔들며
다가와 사뿐히 앉았으면 좋겠다.
무수한 세월을 어떻게 살았는지,
지금은 어느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또 어느 하늘아래 살고 있는지
살짝 귀뜸이나 해줬으면 좋겠다.
한때는 나의 가슴에 너무도
아름다운 것으로 살아있어
하늘이 되고 강물이 되어 흐르던
가슴 뜨거운 이름이었거늘,
회색먼지 뿌옇게 내려앉은
내 기억의 모퉁이 저편에 서서
이따금씩 손흔들며 찾아와
그 모습 간절하게 해놓고
자꾸 멀어져 가는 사람이여.
그리워 그대 이름 부르면
예전 그 모습으로 다시 살아
한바탕 웃음이 되어 쏟아지고
가끔은 슬픈 기억 들추어내며
울음도 울었으면 좋겠다.
삶에 지치고 세월에 긁히어
잔주름 몇 가닥만 그늘처럼 드리워
세월 부질없음에 한숨만 짙게 베어도
그리운 얼굴 바짝 들이대고 앉아
강물처럼 흘려 보낸 시간들 죄다 불러모아
가슴마다 온통 보고픔의 눈물로
물들여 놓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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