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이수영
401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길을 걸으면 생각이 난다
마주보며 속삭이던 지난 날의 얼굴들이 꽃잎처럼 펼쳐져 간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거울을 보면 생각이 난다
어린시절 오고가던 골목길에 추억들이 동그랗게 맴돌다 간다
가슴 속에 하얀 꿈들을 어느 하루 잃어버리고
솟아나는 아쉬움에 나는 이제 돌아다 본다 가득찬 눈물 너머로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눈을 감으면 생각이 난다
헤어지던 아픔보다 처음 만난 순간들이 잔잔하게 물결이 된다
눈이 내린 그 겨울날 첫사랑을 묻어버리고
젖어드는 외로움에 나는 이제 돌아다 본다 넘치는 눈물너머로
추억에 잠시 나마 젖어 내눈에 눈물에 맞어 내볼을 적셔
광화문 속은 여전히 텅비어 술잔을 찾아 가득히 채워
들어봐 이 내 눈물이 내 잔을 가득 메워
넘쳐흐르는 눈물로 내 탁자 위를 적셔 그위에 얼굴을 뭍어 잠이 들어
스피커 밖으로 나오는 이 노래마치 사랑 노래 아닌 것
너와 같이 밀어내 버리지 못한
못난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기는 커녕 내마음을 울린 이 노래 가락으로.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
지평선을 바라보며 나는 이제 돌아다본다
저 푸른 하늘 너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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