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헤르만 헤세
해는 이미 자취를 감추어
어둑한 산 너머로 기울고
낙엽에 덮인 길과 벤치가 있는 황금색 공원에
차가운 바람이 불던 때,
그 때 나는 너를 보고, 너는 나를 보았다.
너는 조용히 흑마를 타고 와서는
바람과 낙엽을 헤치며
소리 없이 장엄하게 성으로 들어갔지.
참으로 그것은 서러운 재회였다.
창백한 모습으로 네가 천천히 떠나갈 때
나는 높은 울타리에 기대 있었다.
어둠은 깔리고, 아무도 말 한 마디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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