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환
이 바보야
세상이 멈춘 것 같았어
우연히 널
거리에서 마주쳤을 때
가끔 들리는
너의 안부에도
난 꼭 참았는데
이 바보야
너 땜에 아프잖아
왜 또 옷은 춥게
얇게 입었어
나를 피하는 눈빛이
야윈 너의 얼굴이
그런 니가 미워서
나는 또 밤새 취해 간다
어디부터 잘못된 걸까
천천히 너에게
맞춰 기다렸다면
내가 가진
현실은 초라했고
마음만 커져가고
나 땜에 힘들다고 했잖아
행복해지고 싶다 그랬잖아
어떻게 널 보냈는데
이 바보야
너 땜에 아프잖아
왜 또 옷은 춥게
얇게 입었어
내 전부였던 눈빛이
사랑했던 얼굴이
여전히 반가워서
눈물이 흘러
어렸어서 서운해서
소중해서 불안해서
다 망쳐버린 걸 알아
다 미안해
이 바보야
얼마나 사랑했는데
어떻게 헤어졌는데
다신 만나지 말자
잡을 수 없게 잘 살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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