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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푸는 순서 (배경음악 -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 나훈아)

복지 - 날마다 좋은 날이 되소서 2014. 8. 10. 10:06

 

밥푸는 순서
 

(배경음악 -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 나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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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에 가면  어머니는 꼭 밥을 먹여 보내려 하셨다.
어머니는 내가 친정에 가면  부엌에도 못들어 오게 하셨고
오남매의 맞이라 그러셨는지 남동생이나 당신보다

항상 내 밥을 먼저 퍼주셨다.

어느날 오랜만에 친정에서 밥을 먹으려는데

 여느 때처럼 제일 먼저 푼 밥을 내앞에 놓자
어머니가 "얘 그거 내 밥이다" 하시는 것이었다.

민망한 마음에

"엄마 왠일이유? 늘 내밥을 먼저 퍼주시더니..."

 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게 아니고,

누가 그러더라 밥 푸는 순서대로 죽는다고 아무래도 내가 먼저 죽어야 안되겠나."


그 뒤로 어머니는 늘 당신 밥부터 푸셨다.

그리고 그 이듬해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어머니 돌아가신 후

 

그 얘기를 생각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남편과 나,

중에 누구 밥을 먼저 풀 것인가을 많이 생각했다.
그러다 남편밥을 먼저 푸기로 했다.

 
홀아비 삼년에 이가 서말이고

과부 삼년에는 깨가 서말이라는 옛말도 있듯이

뒷바라지 해주는 아내 없는 남편은

한없이 처량할 것 같아서이다.

 

더구나 달랑 딸 하나 있는데 

딸아이가 친정아버지를 모시려면 무척 힘들 것이다.
만에 하나 남편이 아프면 어찌하겠는가? 
 

 

더더욱 내가 옆에 있어야 할것 같다.
남편을 먼저 보내고  고통 스럽더라도

내가 더 오래 살아서 남편을 끝가지 보살펴주고
뒤따라가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때부터 줄곧 남편 밥을 먼저 푸고있다.

남편은 물론 모른다.

 혹, 알게되면 남편은

내 밥부터 푸라고 할까?

 

남편도 내 생각과 같을까? 

 원하건대 우리 두사람,

 되도록 의좋게 살다가 

남편을 먼저 보내고
나중에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 좋은 생각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