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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가곡. 팝페라

청산에 살으리라 - 테너 박인수

복지 - 날마다 좋은 날이 되소서 2013. 6. 20. 06:02

 

 

 

청산에 살으리라

 

 테너 박인수

 

 

 

 

나는 수풀 우거진 청산에 살으리라

나의 마음 푸르러 청산에 살으리라

 

잘못 들었을까?

길을 걷다 먼 산을 바라보았을 때

뻐꾸기가 울었다.

뻐꾹 소리뿐만 아니라 쓰라린 가슴을 부여안고

우는 매미소리도 들린 것 같다.

느닷없이 산이 그리웠다 .

이렇듯 여름이 깊고 뭉게구름 하늘에 뭉긋이 떠있을 때

나는 지독한 향수에 휘말린다.

 

청산,

우리 기억에 넓고 포근한 푸른 산 한 폭씩 담지 않은

사람 어디 있을까.

청산의 냉정한 냄새

풀잎과 나뭇잎, 나무의 살갗, 개울의 냄새

산비둘기, 산꿩, 산 노루 냄새

그 산 짐승들이 낳은 알과 새끼들의 여릿여릿한 냄새.

 

이봄도 산허리엔 초록빛 물들었네

세상번뇌 시름 잊고 청산에서 살리라

 

노래 부른다

푸른 가곡 하나 부르면 마음엔 푸른 숲 울창하고

숲 사이 개울하나 흐른다.

나는

수풀과 약초 나무들 짐승들 모두 모여 사는 그곳에

왜 돌아가지 못할까.

아침이면 이슬에 얼굴 씻고

밤이면 어둠이 재워 주는 잠을 왜 잘 수 없을까.

 

산 거죽을 필사적으로 거머쥔 칡넝쿨

무엇이 그리 그리워 굵은 굴참나무 휘감아 올라간 다래덩굴.

산이슬 머금고 검붉은 석양빛 담은 머루열매....

그들처럼 산에 살 수 없을까.

 

사람이란 필시 외로운 존재,

아니다 외로워하고자 하는 존재.

그렇게 해서 결사적으로 청결해지려는

묵묵히 선한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