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
적우
깨어나지 말아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합니다
마지막처럼 오늘 밤 또 슬픈 이별 합니다
거울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릴 곱게 빗어 봅니다
내 야윈 얼굴 감추려 또 화장 가득합니다
그대 좋아하던 옷을 입고 먼길 위해 편한 구두 신고
꿈길에 이미 마중왔을 그댈 만나러 잠에 듭니다
우리 항상 산책할 때면 그대 손을 잡고 걸었듯
잠들 때 두 손 이불 밖에 꺼내 꼭 그대 손을 잡겠습니다
아침이면 헝클어진 머리 화장마저 얼룩진 걸 보면
꿈속에조차 먼 곳에 숨어 나 혼자 걷나 봅니다
그대 없는 삶이 어떨지 지독한 그리움이 어떨지
왜 이런 모습으로 사는건지 내 모진 삶이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