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비창 소나타 3악장
903
'비창'이나 '애상'으로 번역되고 때로는 '정열'이라고도 불려지는 이 곡의 제목을 오히려 '감동'이나 '열정'이라고 부르는 것이 마땅하게 느껴질 정도로 슬픈 분위기보다는 정감에 넘치는 곡이다.
물론 비애에 찬 분위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감동적이고 정열적인 분위기가 묘한 감동 을 주는 것이 이 소나타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이 곡의 말이 많은 제목은 베토벤 자신에 의해 붙여졌고, 1798년에 작곡된 그의 초기의 작품 중 하나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웅장한 걸작을 창작해 낸 베토벤의 작품 중에서는 그래도 초기에 만들어진 걸작이라고 인정받는 곡이다.
이 작품의 출판은 1799년에 되었으며 카를 리히노프스키 공작에게 헌정 되었다.
그레베, 알레그로 디 몰토의 제1악장은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본질적인 풍부함을 더한 곡으로 유명하다.
곡의 첫머리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장중하고 비장한 정서를 담은 느린 템포가 등장하는데, 이는 이 곡의 제목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반음계 적으로 점점 상승 하면서 이 악장은 마침내 웅대한 자태를 나타내고 빠른 속도의 재현 부에 의해 분위기가 고조된다.
이어지는 제2악장은 아다지오 칸타빌레, 2/4박자의 구성으로 감격스러운 남성미와 깊고도 아 름다운 여성미를 같이 지니고 있는 부분이다.
그의 작품 중에서도 이 이상 깊고 엄숙하며 아름다 운 곡은 없다고 평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극히 아름다운 주제로 시작되는 이 부분은 짧지만 만족할 만한 탄탄한 구성으로 듣는 이들을 감동시킨다.
마지막 제3악장은 론도 알레그로, 2/2박 자의 부분으로 교묘한 대위법 적인 기법을 자유롭게 사용하여 완벽한 발전을 갖춘 론도이다.
아름다움의 경이와 과감한 작곡가의 의지도 이 속에 담겨 있다고 한다.
잘 정돈되고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흐르는 유연함은 찾기 힘든 이 피아노 소나타 ≪비창≫은 극 적인 긴장감과 웅대한 구성으로 힘이 느껴지는 베토벤다운 명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곡 비창 의 악보는 당시 빈의 피아노를 배우던 음악 학도들이 앞 다투어 입수하려 했을 정도로 큰 충격을 준 곡으로 이 소동으로 인해 베토벤의 명성이 전 유럽에 널리 퍼지기도 했다.
- 옮긴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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